조태권 대표 “주세 개편해 시장판도 바꿔야 주류업계 국제 경쟁력 강화”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증류식 소주를 생산하는 화요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희석식 소주업체를 겨냥해 종량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태권 화요 대표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출고가에 세금을 붙이는 현행 종가세 체제에서는 어떤 기업도 좋은 재료를 사용해 고급술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며 “올 초 주세법이 (종량제로) 개정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기대에 부풀었다”고 밝혔다.

조태권 대표는 이어 “종량세로의 개편은 한국 술의 품질 향상 계기가 되지만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희석식 주류업체에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며 “주세법을 개정하려는 논의가 백지화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고 우려했다.

조 대표는 “60년 이상 주류시장을 독점해온 희석식 소주 기업들은 상당한 부를 축적해 왔지만 국내 주류의 국제 경쟁력은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며 “현행 주세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주세법 상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는 모두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율 72%가 적용된다.

화요를 비롯한 증류식 소주는 ‘프리미엄 소주’를 지향하고 있어 출고가가 비싸다. 하지만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부가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내용물만으로 주세를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반면 희석식 소주의 경우 알코올 함유량이 17%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맥주 등에 비해 도수가 높아 세금이 늘어난다.

화요 관계자는 “주세가 종량세로 전환되면 화요 제품 중 알코올 함유량이 17%와 25%인 제품은 가격이 내려가고 52%인 제품은 인상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17%와 25% 제품의 가격이 인하되면 희석식 소주와 동등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요는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수출에 앞서 내수 현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 희석식 소주와 건전한 내수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종량세 전환이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희석식 소주 업체 관계자는 “아직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가 주세법 개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윤곽이 나온 것은 없다”며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라는 증류식 소주도 생산하기 때문에 희석식 소주 입장만 주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부적으로도 방향을 점치고 대응하기보다는 정부 정책이 결정되면 거기에 따르고자 하는 기조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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