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계양·대장신도시 지정으로 분양 문의 사라져
운정, 분양 지연에 창릉 신도시 추가로 미분양 우려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일산·운정·검단신도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3기 신도시 건설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일산·운정·검단신도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3기 신도시 건설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인접지역인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에 분양을 앞둔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우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 검단의 경우 지난해 말 인천 계양이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미분양이 늘고 있는데다 3기 신도시에 비해 서울접근성이 떨어져 수요자의 관심도 줄어든 모습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인천의 미분양 물량은 2천4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237가구)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중 검단이 위치한 인천 서구의 미분양 물량은 1천386가구로 인천 전체 미분양의 절반을 넘어선다.

3기 신도시 지정으로 2기 신도시의 수요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검단의 경우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분양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과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각각 6.25대 1, 5.14대 1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분양을 마쳤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인천계양 신도시가 발표된 이후 분양한 아파트들은 첫 분양인 ‘우미린 더퍼스트(2.37대 1)’를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한신공영이 분양한 ‘한신더휴’가 0.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대우건설이 시공한 ‘센트럴푸르지오’마저 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후 분양한 ‘대광로제비앙’와 ‘대방노블랜드’는 각각 0.04대 1, 0.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공급될 예정된 물량도 많다. 검단에는 올해 5천23가구가 공급됐으며 7천여가구가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다.

검단신도시에는 이번달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 1차’를 시작으로 대광건영이 공급하는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 금성백조의 ‘검단신도시 예미지 트리플에듀’ 등이 내달 안으로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분양 우려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으로 조정하거나 분양 조건을 변경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달 검단에 1천200여가구를 분양하려던 한 중견건설사는 미분양이 늘자 공급일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고양 창릉과 인접한 파주 운정 신도시도 미분양 우려에 빠졌다.

건설사들은 올 2월부터 파주 운정3지구의 분양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세달 이상 지연됐다.

운정3지구는 초등학교 건립을 위한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게 되면서 신규 분양이 모두 미뤄졌으며 분양가 책정까지 지연되면서 분양이 지연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GTX 착공 소식으로 인한 분양 흥행을 기대했지만 고양 창릉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우려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현재 운정3지구에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중흥건설, 우미건설, 대방건설 등이 4천64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운정신도시는 GTX 호재에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분양 흥행이 기대됐다”면서 “분양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식었고 고양 창릉신도시까지 발표되면서 분양을 앞두고 고민이 커졌다”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아직 검단 신도시의 교통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접근성이 좋은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검단을 찾는 사람들이 사라졌다”며 “파주 운정신도시도 고양 창릉 신도시 발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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