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출고가 잇따라 인상…주점도 판매가 조정 움직임

지난 달 4일 출고가를 올린 오비맥주 ‘카스’(왼쪽)과 지난 1일 출고가가 오른 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가운데), 지난 9일 출고가 인상을 밝힌 ‘한라산소주 오리지널’. <사진=각사취합>
지난 달 4일 출고가를 올린 오비맥주 ‘카스’(왼쪽)과 지난 1일 출고가가 오른 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가운데), 지난 9일 출고가 인상을 밝힌 ‘한라산소주 오리지널’. <사진=각사취합>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올해 들어 오비맥주를 시작으로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출고가격을 인상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도 인상을 검토 중이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출고가격 인상을 발표한 후 롯데주류도 출고가를 인상할 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며 “아직 결정이 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또 프리미엄 맥주를 표방한 ‘클라우드’만 출고가를 올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주류 도매상 쪽에서 관련된 소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들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해당 사안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병당 1천15원에서 1천82원으로 65원 올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했다”며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참이슬 편의점 판매가도 함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판매가는 1천 660원에서 1천800원으로 8.4% 인상됐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오비맥주가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500㎖ 카스 병맥주는 출고가는 기존 1천147원에서 1천203원으로 56원 올랐다. 오비맥주 출고가 인상은 지난 2016년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요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 관리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감안할 때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라산소주는 375㎖용량의 ‘한라산소주 오리지널’ 가격을 기존 1천549원에서 1천629원으로 5.16% 올린다고 9일 밝혔다. 한라산소주 가격 인상은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한라산소주 관계자는 “한라산소주는 제주에서 생산돼 원자재가 바다를 건너와 물류비 부담이 크다”며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주 출고가는 60원 정도 상승하면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100원~200원 정도 맞춰 오르고 음식점 소주 가격은 500원 이상 올랐다”며 “통상적으로 주점 판매가는 주류 도매가 3배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공장 출고가보다 다소 비싸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상 폭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판매가는 판매업체가 결정하는 것으로 제조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맥주와 소주 출고가격 인상이 일반음식점의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소맥 1만원' 시대를 맞게 됐다.

서울의 유흥가에 위치한 일부 매장을 빼면 아직은 소주와 맥주 판매가격이 병당 4천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주류업체들이 출고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일반음식점도 소주와 맥주의 판매가격을 병당 5천원으로 올리기 위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주점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판매량이 떨어질 것을 걱정해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점주들도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은 동결된 채 도매가가 오르면 결국 손해는 점주들의 몫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고가 인상 시기에 맞춰 점주들이 눈치를 보다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주류가격이 동결된 동안 인건비부터 임대료까지 많은 것이 올랐는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출고가 인상 시기에 맞춰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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