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38억 중 236억이 내부거래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그룹 여행 계열사 에스비티엠(SBTM)이 지난해 매출의 99%를 내부거래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에스비티엠을 이용해 출장을 떠난 것이 이 같은 실적을 가능케 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비티엠은 지난해 매출 238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에스비티엠은 호텔신라가 지난 2017년 10월 설립한 여행사다. 호텔신라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에스비티엠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도움으로 이 같은 매출을 올렸다. 에스비티엠의 지난해 매출 중 내부거래금액은 236억5천200만원으로 전체의 99.3%에 달한다.

호텔신라가 21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덕분에 에스비티엠은 지난해 63억2천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삼성 임직원들의 출장예약 서비스를 고품질로 하기 위해 세운 계열사”라며 “정상적인 경쟁입찰을 통해 계열사 물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과거 해외출장 시 세중여행사를 이용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천신일 세중 회장이 인연이 있어 세중여행사가 삼성그룹 물량을 받아온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호텔신라가 에스비티엠을 세우면서 세중의 삼성그룹 물량은 대부분 이전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삼성이 세중에 출장 물량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며 “기존 계약기간 종료 후 경쟁입찰을 통해 에스티엠이 수주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인들에게 국내의 좋은 관광지를 고품질로 소개하고 사업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호텔신라가 2009년부터 10여년간 여행사업을 하다보니 경쟁력을 키우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에스비티엠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에스비티엠처럼 임직원 출장 시 특정 계열사가 항공권·호텔 예약을 대행하주는 대기업들은 많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한라, KCC 등 범 현대그룹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드림투어를 이용하며 LG와 GS, LS 임직원들은 레드캡투어를 통해 출장을 떠난다.

또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롯데쇼핑 자회사인 롯데JTB를 이용하고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한진칼의 자회사인 한진관광을 통해 해외로 나간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상 출장을 가는 것이라 인원이 적고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할 수도 없다”며 “출국 스케줄이 갑자기 변경되기도 하고 다른 그룹 계열 여행사를 이용하면 사업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어 그룹 내부 회사를 이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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