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공정 외에도 배송·관리 등 변수…멸균팩 개선도 어려워

최근 빨대 투입구 부분 파손으로 인해 보관 중 곰팡이가 생긴 서울우유협동조합 '앙팡 베이비' 제품 이미지. <사진=서울우유 공식 온라인 쇼핑몰>
최근 빨대 투입구 부분 파손으로 인해 보관 중 곰팡이가 생긴 서울우유협동조합 '앙팡 베이비' 제품 이미지. <사진=서울우유 공식 온라인 쇼핑몰>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식품업계가 올해도 이물질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통과 패키지(포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특정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자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이물질 혼입 가능성을 막기 위해 포장 및 배송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9일 밝혔다.

서울우유는 지난 8일 멸균우유제품 ‘앙팡 베이비 우유’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소비자 제보를 받은 바 있다.

서울우유 측은 멸균우유는 제조 공정 상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멸균우유는 상온보관이 가능하다는 특성 상 생산 직후 출고시키지 않는다. 열흘 가량 내부 테스트를 거친 후 시중에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은 자동으로 걸러진다. 

최근 발생한 곰팡이 이슈를 서울우유가 추적한 결과 해당 사안은 유통 중 빨대 투입구에 흠집이 생겨 보관 중 제품이 변질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배송됐으며 이 과정에서 흠집이 생긴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출고된 다른 7만개 가량의 제품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멸균팩은 나온 지 수십년이 지나 안정성을 인정받았으며 현재 국내 생산 기업이 없어 글로벌 기업에 의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멸균팩을 생산하지 않아 패키징 사양을 개선하는 것은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포장 완충재를 투입해달라고 쇼핑몰에 요청해 배송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며 “유제품은 업체 직판이 아닌 대리점을 거쳐 판매되는 시스템이라 포장 강화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이포장재 이물질 문제는 앞서 지난 1월 남양유업 ‘아이꼬야’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안정성 논란이 일어난 사례가 있었다. 당시 해당 제품은 알루미늄 캔을 대체하기 위해 생산된 종이로 만든 캔(이하 카토캔)을 포장재로 사용했다. 

이후 유업계는 카토캔 제품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서울우유는 카토캔으로 판매되던 ‘헛개로깨’ 제품을 페트병으로 리뉴얼해 지난 달 25일 재출시했다. 카토캔을 다시 사용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토캔을 생산하던 삼양패키징은 다음 달부터 개량된 카토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분유 역시 최근 유명 제품에서 녹 가루가 발견되면서 패키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 제조 과정을 살핀 결과 제조 시 이물질이 혼입된 것은 아니었다”며 “분유 업계는 모두 같은 소재로 된 캔을 사용하는데 이는 분유 특성 상 화학공정을 거치지 않아 물이 조금이라도 섞인 상태에서 3~4일 정도 방치 시 녹이 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분유는 패키지에 ‘건조한 곳에서 보관하라’는 등 보관 방법을 별도로 적어 생산하고 있다”며 “배송과 관리까지 제조사가 관리하기 어려워 업계에서는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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