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지난 2016년 넷플릭스는 한국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넷플릭스의 존재를 알던 사람은 드물었다. 넷플릭스는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시장에서는 다소 완만하고 조용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넷플릭스가 결정적으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하면서부터다.

넷플릭스는 2018년 ‘범인은 바로 너’, ‘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쇼’ 등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킹덤’을 내놓으며 국내시장에서 몸집을 키웠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작년 12월 90만명 수준이었던 유료 이용자가 3개월여만에 1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에만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200억원이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오리지널 콘텐츠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화,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 등 다양한 장르와 스포츠, 환경, 역사 등 많은 소재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했다. OTT 시장의 주 소비층인 2030 세대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또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한류를 무기로 동남아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한류 열풍의 열매를 미국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수확하는 셈이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넷플릭스가 OTT 대표 플랫폼으로 굳어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티빙, 푹, 옥수수 등 국산 OTT 플랫폼을 사용해보면 ‘팥 없는 찐빵’과 다를 바 없다.

국산 OTT 플랫폼은 국내 드라마, 예능 등 다시보기가 주된 콘텐츠다. 일부 관계자들은 국내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 콘텐츠가 많고 과거 명작 콘텐츠 서비스가 큰 강점이라고 말하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아 막상 사용해보면 IPTV를 스마트폰과 PC로 사용하는 만족도가 전부다.

그나마 SK텔레콤이 넷플릭스 견제를 위해 지상파3사와 신설법인을 출범해 국내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신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자체 제작 프로그램 제작에만 8조원을 투자한 반면 국내 방송3사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OTT 사업은 결국 콘텐츠 싸움이다. 국산 OTT 사업자들이 지금처럼 다시보기에만 편중된 콘텐츠는 팥 없는 찐빵처럼 소비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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