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보사, 1~3월 손해율 전년 동기대비 상승
지난해 보험료 인하 경쟁 ‘부메랑’…“손해율 상승폭 더 커질 것”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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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1분기(1~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격화된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이 정비수가 인상, 한방보험금 증가 등 보험료 인상요인까지 겹쳐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업계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육체노동 가동연한 연장 등 최근 손해율 악화 요인이 늘고 있어 연내 추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 1분기(가마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지난 1~3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있다.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도 각각 손해율 85%, 86.1%, 86.5%, 81.8%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4.7%포인트, 메리츠화재는 2.9%포인트 올랐다.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것은 지난해 격화된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에 손해율 악화 요인들이 겹친 탓이 크다.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한 고객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더해진 것이다.

지난해 4월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여러 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도 자동차보험 특약 할인구간을 확대하며 간접적으로 보험료 인하행렬에 동참했다.

지난해 6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정비요금 상승을 공표했다. 당시 보험개발원은 국산차수리비 증가로 인해 약 2% 후반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방보험금도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7천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 올랐다.

이에 보험사들은 지난 1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했으나, 하반기 추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초 보험료 인상에 반영하지 못했던 인상 요인들이 산적해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육체노동 가동연한 정년 연장, 격락손해(자동차 시세하락 손해) 보상 확대 등이 해당한다. 정비요금 상승분에 따라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재계약이 아직까지 진행 중이라는 점도 향후 손해율 악화 요인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실적 목표가 ‘적자’ 1조”라며 “보험사가 사회공헌 단체도 아닌데, 그만큼 상황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건수도 급증했지만, 지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한 고객들이 많아 손해율이 더욱 악화됐다”며 “자동차보험 기간이 1년임을 감안할 때 향후 손해율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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