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이 말은 지난 1월 개봉해 1천600만의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며 2019년 첫 유행어가 됐다.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진행한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도 극한직업의 대사로 패러디하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이런 청문회는 없었다 이것은 청문회인가 유세장인가”

과방위의 이번 KT 청문회는 작년 11월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원인규명과 방지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청문회였다.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삐걱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불참하면서 이를 이유로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오전 10시 시작할 예정이었던 청문회는 한 시간 동안의 언쟁 끝에 결국 11시가 돼서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하며 청문회가 시작됐다.

막상 시작한 청문회도 여당 의원들이 KT와 관련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제지하기 바빴다. 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KT 화재 상생보상협의체’ 구성 당시 자유한국당은 제외됐다는 주장을 펼쳐 화재 원인규명과 재발대책 마련과는 관련 없는 공방만 계속됐다.

사실상 이날 청문회는 각 정당의 당리당략에만 집중된 소모전이 계속돼 화재 원인규명과 재발대책 마련은 뒷전으로 밀려난 유세장에 불과했다.

과방위 소속의원들은 청문회의 본질은 잊은 채 하고싶은 말만하니 정작 중요한 원인규명과 제대로 된 대책마련은 나오지 못했다.

물론 현재 KT와 관련된 비리 의혹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이며, KT의 부실경영이 화재의 원인 중 하나로 궤를 같이할 수 있다.

하지만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한지 5개월이나 지난만큼 최소화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대한 영양가있는 논의가 먼저 진행됐어야 했다.

당시 화재로 발생한 ‘통신대란’에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한 70대 노인은 119 신고가 지체돼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번 아현지사 화재는 단순히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신망 의존도가 필연적으로 높아지는 정보사회에서 해결해야하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을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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