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연간 수백억원 사용료 납부 ‘역차별 논란’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글로벌 IT 기업들이 국내에서 통신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아 국내 IT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업계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은 매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이통사에 지급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을 제외한 대다수 글로벌 IT기업은 국내 망 사용료 지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IT 기업들은 이통사들의 투자로 형성된 온라인 망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어 일정금액의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국내 IT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데이터 망 사용료로 연간 각각 700억, 300억을 이통사에 지급하고 있다. 반면 해외 IT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업계 안팎의 지적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사용료 미지급을 이유로 글로벌 IT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공짜망’을 제공하고 있다.

그나마 페이스북은 올해부터 한국을 포함한 지역별 매출을 공개하고 세금도 투명하게 납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월에는 SK브로드밴드에 자진해서 데이터 망 사용료 납부를 결정했다.

페이스북과 달리 구글, 넷플릭스, 트위터 등 다른 글로벌 IT 기업들은 여전히 망 사용료 지급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국내에서 온라인광고, 유료 콘텐츠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통해 국내 유료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트위터는 K-POP을 중심으로 작년 4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제시키 리 넷플릭스 부사장은 데이터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기 어렵다”며 대답을 피했다. 또 지난 22일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는 “(망 사용료에 대해) 트위터는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로 데이터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아직 망 사용료에 대해 따로 요청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글로벌 IT기업을 겨냥한 해외기업 대리인제 도입, 유료 콘텐츠 구매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이익을 저해 행위 조사가 이뤄졌다. 구글을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도 착수해 규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국내기업들과 해외기업들의 망 사용료 역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정한 망 이용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 사용자들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발생한 높은 트래픽으로 인해 접속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정당한 데이터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쾌적한 데이터망 구축에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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