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내달 1일 반려묘 전용 보험 출시
삼성화재 등도 관련 보험 출시 개발 검토 중
동물등록제 비의무화, 상품 출시 걸림돌 될 수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반려묘(猫)가 급증하며 보험업계에도 반려묘 보험 출시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내달 반려묘 전용 보험을 출시, 고양이 특화보험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릴 전망이다. 손해보험사 1위 업체인 삼성화재도 반려묘 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업계는 고양이 보험 상품이 줄줄이 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 동물등록제가 의무화 돼있지 않다는 점은 상품 출시에 걸림돌로 작용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내달 1일 반려묘 전용 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믹스 고양이 등 묘종 상관없이 국내 거주하는 모든 고양이가 가입 대상이다. 반려동물의 실손의료비를 보장하는 이 상품은 만 20세까지 입원·수술 비용을 연간 회수 제한 없이 매년 1천만원 한도로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견 대비 반려묘 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수요보다는 반려묘의 증가 추세를 전망해 오랜 기간 준비해온 상품”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반려묘 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보험개발원 참조요율을 바탕으로 관련 상품 개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손보와 KB손해보험에서도 단기보험 형태로 반려묘를 보장하는 펫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롯데손보 ‘마이펫보험’은 반려견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이다. 수술·입원 의료비를 보장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를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됐다.

KB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11월 반려견과 고양이 보장이 가능한 펫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비영리기관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 중인 동물병원에서 발생한 상해 및 질병에 대해 보장한다.

반려묘 보험 출시가 늘고 있는 것은 반려묘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묘의 수는 지난해 233만 마리로 지난 2012년(116만 마리)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려견은 440만 마리에서 662만여 마리로 1.5배 증가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반려묘 숫자가 약953만 마리로 반려견(892만 마리)을 넘어섰다.

업계는 지난해 보험업계 격전지였던 펫보험 시장이 반려견에 이어 반려묘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슬개골 탈구 등 보장을 확대한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자 여러 보험사들이 잇달아 반려견 보험을 선보였다.

도덕적 해이 등의 이유로 보험사들이 반려묘 보험 출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려묘는 반려견과 달리 반려동물등록제가 의무화 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A고양이를 가입시키고 B고양이를 데려올 수도 있는 등 피보험대상 식별이 어려운 점을 가입자들이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의무화돼있는 반려견 조차도 등록률이 20~30%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반려묘의 경우 이마저도 기대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도덕적 해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 소지가 높다보니 보험사들이 관련 보험을 상품화 했을 때 운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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