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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어두운 시장의 신호등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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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3  17: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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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문재인정부의 경제계획은 기존 경제주체들의 버릇부터 고친 바탕에서 출발하겠다는 걸로 알았다. 출범 초 구성된 면면에서 그 의도가 드러났다. 먼저 재벌에 대한 좌익정부 특유의 반감이 서민들까지도 서늘한 냉기를 감지했을 정도다. 거기에 변죽을 울리는 민주노총의 기세등등한 목소리는 지축을 흔들어댔다.

세상이 크게 변할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된다고 믿었다. 당장 임금부터 올리는 법부터 만들었다. 재벌을 비롯한 우리경제를 떠받쳐 온 기업들이 독식해온 탓에 임금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 세상이 된 김에 품값부터 부쩍 올려놓고 보자는 속셈이었다.

본격적인 노동조합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일하는 시간도 단번에 줄여버렸다. 품값은 올리고 일하는 시간은 줄여버린 것이다. 그동안 노조원들이 투쟁해온대로 된 셈이다.

소위 강성노조의 투쟁목표가 달라지기 시작한 즈음도 이 정부의 궤적과 다르지 않다. 이제는 노조의 경영참여라는 목표가 점차 가시화된 것이다. 하긴 이런 조짐은 이미 지난 정권에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마각을 드러내긴 했다.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를 만들어 노조가 전권을 잡은 연후에 서서히 사세가 기울어지는 경우가 그렇다. 결국 주인이 바뀌거나 아예 회사가 외국인 투자가에 넘겨져 문을 닫는 예가 있었다. 지금도 그런 운명에 놓인 기업들이 없지 않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국민적 자긍심을 높여주던 대기업이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단다. 수 십 년째 강성노조의 파업을 거르지 않았다는 전통을 자랑삼던 회사였다. 그 회사공장이 들어선 지역은 명품도시라고 일컬었다. 고소득 직원들이 몰려살던 곳이어서 자부심이 대단했다.

노조 간부를 부모로 둔 자녀들의 기세도 당당하다던 고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도시들이 한순간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직원들의 활기차던 모습도 저린 김장배추처럼 생기를 잃어가고 있단다.

혹자는 매우 비관적으로 이런 사태를 내다보고 있다. 우선 최대주주인 경영주의 판단능력도 길고긴 노조와의 씨름에서 기진했을 것이라는 점을 꼽는다. 그런 환경에서 최고경영진의 방관도 회사의 운명을 좋게 볼 건더기가 없다는 것이다.

재벌기업의 관료화는 유기체인 기업의 발전을 막는 최대의 적으로 꼽힌다. 그들은 흔히 모든 결정사항을 정치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과거 기업풍토에서 성장한 집단의 경우가 더하다는 지적이다. 정경이 한통속에서 성장한 못된 관습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업무가 비즈니스라는 점을 쉽게 망각한다는 것이다. 시스템의 무기력화 내지 책임감의 상실이 낳은 귀결인 셈이다. 그들의 상대는 정치인이 된지 오래란다.

그 틈을 파악한 정치노조가 파고들기 마련이다. 노조가 정치와 결탁해서 이상한 기업구조를 제안하고, 정상배들이 끼어드는 경영체제를 만들어 낸다. 현대자동차의 ‘00형 회사설립’따위가 그것이다.

특정지역 지자체가 앞장서서 만들고, 강성정치노조가 근로자들을 조달하고, 전문성을 가장한 경영진이 참여한다는 회사가 설림을 앞두고 있다. 늙어 기진한 경영자의 회사이름으로 출범한 기업이 얼마나 갈까를 연구과제로 하겠다고 벼르는 학자들이 한둘이 아니란다. 그들은 결국 조기에 적자기업으로 급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문제는 다음 수순이다. 지자체가 뒷감당을 하다가 중앙정부가 국민세금으로 강성노조원들을 먹여 살리는 운명에 놓일 것이란다. 그것이 이 정부의 경제발전계획의 하나가 될 것이란다.

더불어 먹고 잘살아보겠다는 주장은 결국 함께 못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새로운 경제 비전으로 내놓고 있지만 그 빛이 그래서 밝지는 못하다.

시장은 시장사람들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와 노조와 지자체가 끼어들어서는 백전백패다. 그들은 다만 개혁의 대상이다. 북한을 이고 살아온 국민이 잘 안다. 어수선안 안보환경에서 경제마저 갈 길을 모른다면 서민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묻는다. 시장의 불빛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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