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참전…중공업 중심 사업전환 이뤄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사진)이 지난 3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 박용곤 명예회장은 1932년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 박 명예회장은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통신병으로 암호취급 부서에 배치된 후 해군 함정을 타고 함경북도 청진 앞바다까지 북진하는 작전에 참여했다. 지난 2014년 5월 6.25 참전용사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 받았다.

1963년 동양맥주 평사원으로 두산그룹에 발을 들였고 이후 한양식품 대표, 동양맥주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친 뒤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고 박 명예회장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연봉제를 도입하고 대단위 팀제를 시행하는 등 선진적인 경영을 도입했다.

1995년에는 그룹의 주력사업을 통째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주력사업이던 식음료 비중을 낮추면서 유사업종을 통폐합하는 조치를 단행, 33개에 이르던 계열사 수를 20개로 재편했다.

이 같은 선제적인 조치에 힘입어 두산은 2000년대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밥캣 등을 인수하면서 소비재 기업을 넘어 산업재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제상업회의소 한국위원회 의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은탑산업훈장,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고인은 인화를 강조했다.

고 박 명예회장은 “인화로 뭉쳐 개개인의 능력을 집약할 때 자기실현의 발판이 마련되고 여기에서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인화란 공평이 전제돼야 하고 공평이란 획일적 대우가 아닌 능력과 업적에 따라 신상필벌이 행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으로는 정원(두산그룹 회장)·지원(두산중공업 회장)·혜원(두산매거진 부회장)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과 영결식은 7일이며,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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