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토지자산 2조5천억여원 불려…장·단기 알바 부당해고 논란 계속돼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일본 자금이 100% 투입된 외국인투자기업 롯데호텔(법인명 호텔롯데)이 땅 투기와 단기채용 근로자에 대한 노동착취를 통해 규모를 불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침탈에 맞선 민족해방운동 삼일절(3.1운동)이 100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일본 자금을 통한 어긋난 경제침탈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는 이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6일 발표한 ‘5대 재벌 토지자산 실태 조사’를 보면 호텔롯데의 2017년 기준 토지자산은 4조3천730억 원으로 가장 토지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 4위에 올랐다.

호텔롯데의 토지자산은 2007년에 비해 10년 새 2조4천880억 원이 증가했다. 호텔롯데 덕분에 롯데그룹의 토지자산도 2007년 6조2천억 원에서 2017년 10조2천억 원으로 4조원가량 증가해 재벌 토지자산 순위 4위를 기록했다. 국세청 ‘법인 토지소유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경실련은 “재벌기업이 땅 사재기와 부동산투기는 우월적인 지위와 정보력 자금 동원력 등을 활용하고 있다”며 “불공정한 과세기준을 통해 세금 특혜를 누리고 토지수용권한 등 특권까지 보장받아 이를 몸집 불리기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벌과 대기업들 본연의 주력사업을 외면하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한 최근 10년간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아파트값 거품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상인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는 땅 투기를 통해 토지자산을 불린 규모가 상위 기업과의 사업규모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유 토지가액 1~2위인 현대자동차(토지가액 10조5천억 원), 삼성전자(토지가액 7조8천억 원)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기업 자산규모는 각각 179조7천억 원, 337조2천억 원에 달한다. 반면 호텔롯데(토지가액 4조4천억 원)의 자산 규모는 19조5천억 원이다.

사업 특성상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재벌이 주력사업보다는 부동산 투기에 몰두해 국내 경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경실련의 지적과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호텔롯데 매출에서 호텔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일 뿐 80~90%는 면세사업이라 사업 특성을 고려해도 땅 투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동빈 롯데지주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지주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특히 일본 자금이 우리나라에 유입돼 주력사업보다 땅 투기를 통해 세를 불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자금이 실질적으로 100% 투입된 일본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일본 주식회사L 제1~12투자회사, 일본 광윤사, 일본 패미리 등이 99.2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0.72%도 호텔롯데 자사주 0.17%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0.55%로 100%가 일본 자금이다.

호텔롯데부산도 일본롯데홀딩스 46.62%, 일본L 제3투자회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53.38%로 전액이 일본자금이 투입된 일본 투자기업이다. 실제 호텔롯데는 계열사인 호텔롯데부산과 함께 외국인투자기업 명단에 올라 있다.

땅 투기만이 아니라 장·단기 아르바이트 근로자에 대한 노동 착취와 부당 처우를 통해 기업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롯데호텔이 일용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부당 해고한 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의 갑질을 하고 있다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해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일용직 근무자로 근무하던 중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롯데호텔이 일용직 근로자들을 부당 해고하고 이에 대한 연차, 휴일근무 가산, 해고 등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근로자는 “롯데호텔이 일용직 아르바이트생에게 월 60시간 이상(퇴직금 지급 기준) 근무하지 말라고 수개월간 해고를 통보했다”며 “롯데측 노무사와 얘기하니 연차수당 3개월치만 줄 수 있고 나머지 수당은 지급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롯데호텔 측은 해고 통보는 사실이 아니라며 발뺌하고 있지만 롯데호텔은 지난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롯데호텔은 1년 이상 장기 아르바이트생 10여 명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퇴직금을 받는 대신 이후 일체 이의를 제기하거나 신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직원에게 마땅하게 지급됐어야 할 퇴직금으로 부당 해고를 입막음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앞서 2014년에는 롯데호텔은 호텔 뷔페식당 라세느에서 일하던 한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 84일간 84번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에 대해 문의하자 해고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호텔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멍에와 함께 사업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땅 투기와 노동착취 이슈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국민청원 내용 중에는 롯데 시그니엘 호텔 헤드매니저가 법인카드로 스크린골프를 하거나 담배를 구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면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당시 호텔롯데는 직원 비리 고발 건에 대해 개선책을 밝히기 보다는 사안을 덮는데 급급한 태도를 보여 세간의 지적을 받았다.

한편 호텔롯데는 일본 자금이 온전히 투입된 일본 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 일본롯데홀딩스가 이사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자 호텔롯데 상장 이슈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는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의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데 신동빈 회장이 뇌물공여로 인한 법정구속 이슈를 극복하고 이사회의 신임을 얻어 다시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됐기 때문이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대표이사에도 올라 있다.

온전히 일본자금이 투입된 외국인투자기업 호텔롯데는 롯데 계열사 30여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지배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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