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등 경영성과 부진 두드러진 제약사 상반기 10곳

국내 30대 제약사 중 한독과 제일약품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안국약품, 태평양제약도 올 상반기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전년도 실적 비교가 가능한 293개사를 대상으로 CEO스코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대 제약사 중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단 10곳이다. 이들의 부진한 경영성적표가 도드라진 이유는 3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35.5%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8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한독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3%나 감소해 가장 부진한 모습이었다. 한독은 지난해 9월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던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의 합작 관계를 정리하며 홀로서기 중이다.
한독 김영진 회장은 올해 초 “성장호르몬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시장의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며 “과감한 변화를 통해 한독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한독 관계자는 “특별히 문제가 있다기보다 약가인하 건 때문에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의약품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 식품 등 다각적인 헬스케어사업을 통한 토털헬스케어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약품도 약가인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업이익이 70억에서 26억 원으로 3분의 2나 날아갔다.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은 올해 1월에 열린 ‘킥 오프 미팅(Kick-off Meeting)'에서 중점 경영목표를 '제구포신'(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내자)으로 정하고 의욕적인 전진을 다짐했다.
제일약품은 개량신약과 제네릭 의약품의 동반 성장을 꾀하며 약가인하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지만 상반기에는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영업이익 하락은 약가인하의 여파로 아직까지는 열심히 정도영업하는 것 외 다른 대응 방안은 없다”며 “다만 지금상황에서는 제네릭 개발과 현재 진행중인 당뇨병치료제 ‘네시나’ 등을 포함해 코프로모션을 강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서울지방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를 통해 지난 5월 추징금을 부과받으며 저조한 성적을 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회사가 분할 됐기 때문에 실적을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올해 상반기에 세무조사 때문에 동아쏘시오홀딩스가 59억 원, 동아ST가 646억 원정도의 추징금을 내며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강정석 사장은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뿐 만 아니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극대화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이와 함께 안국약품이 웰빙 제품과 기타 다국적 회사와의 코프로모션 제품과 같은 다른 회사의 제품, 상품 품목들을 늘렸으나 영업이익 감소가 40%에 달했다. 안국약품은 꾸준한 R&D와 글로벌 시장 진출 준비 등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태평양제약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4%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을 배경삼아 기능성 화장품인 메티컬뷰티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아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도 영업이익이 20% 가량 줄어들어 '워스트(Worst) 10'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R&D 비용 투자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녹십자와 셀트리온, 이연제약도 실적이 줄어들었다.
업계는 올 2분기부터 약가인하 기처효과가 사라지고, 리베이트 규제로 인해 리베이트 비용이 줄어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좋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상위 30개 제약사의 총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천638억 원에서 올 상반기 4천940억 원으로 35.8%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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