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유색 페트병 못써…페트병 맥주도 퇴출 검토 중

자외선 차단을 목적으로 갈색을 사용해 온 페트병 맥주 제품들. 롯데주류 ‘피츠’와 오비맥주(왼쪽부터). <사진=각사 취합>
자외선 차단을 목적으로 갈색을 사용해 온 페트병 맥주 제품들. 롯데주류 ‘피츠’와 오비맥주(왼쪽부터). <사진=각사 취합>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맥주가 갈색 페트병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외선 차단 때문인데 현재로서는 자외선이 차단되는 투명 페트병을 만들 기술이 없어 업계 부담이 예상된다”  

정부가 2021년부터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재활용 기준을 강화키로 결정한 데 대한 주류업계 관계자의 우려섞인 말이다.

환경부는 ‘2019년도 자연환경정책실 세부 업무계획’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업무 계획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 사용을 규제하고 투명한 색 사용을 강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계획으로는 음료 유색 페트병에만 적용되지만 유색 맥주 페트병도 규제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영업기밀이라 구체적인 수치를 얘기할 순 없지만 페트병 제작은 병과 캔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한 편”이라며 “단가가 저렴해 큰 용량에 비해 낮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 페트병에 유통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갈색 페트병에 비해 보존성이 떨어질 수 있어 고민의 여지가 있다”며 "정부 지침이 발표되면 업체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맥주 출고량 중 페트병 비율은 16%를 차지한다. 맥주 페트병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페트병 맥주는 용량이 1천600㎖정도에 약 3천700원대에 출고되고 있다. 반면 500㎖ 캔 맥주 출고가는 약 1천700원 수준이다.

아울러 수입맥주는 현재 캔을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페트병에 담긴 제품은 판매되고 있지 않다. ‘네 캔에 1만원’이라는 가성비를 내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는 수입맥주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국산 맥주가 사실상 페트병 맥주인 셈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재질은 연구가 필요해 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며 “캔이나 병 등 대체재를 찾는다고 해도 캔과 병 자체가 페트보다 단가가 비싸다”고 덧붙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 페트병 퇴출은 페트 맥주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며 “맥주 생산자 입장에서도 대체재를 개발하고 소비자 성향 변화 분석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단시간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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