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세였던 막걸리 시장, ‘저도주 막걸리’ 덕에 회복세
홈파티·혼술문화 확산에 가정용 소용량 주류 출시 ‘붐’

[편집자주] 주류 소비 트렌드가 취하기 위해 마시는 회식 문화에서 가볍게 즐기는 홈파티 등으로 변하면서 저도주·소용량 제품이 강세를 띠고 있다. 소용량, 저도주를 선호하는 여성들의 음주량이 늘어난 것도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2018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음주량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이후 5년간 매년 상승해 지난 2017년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주류업계 역시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저도주 및 소용량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전통주 업체가 출시한 알코올 도수가 5도인 막걸리 제품들.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와 지평주조의 ‘지평 생 쌀막걸리’(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전통주 업체가 출시한 알코올 도수가 5도인 막걸리 제품들.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와 지평주조의 ‘지평 생 쌀막걸리’(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시장 축소된 전통주에 ‘저도주 막걸리’ 바람

6도 막걸리가 주를 이루던 전통주 시장에 4~5도인 저도주 제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지평주조의 연간 매출액은 2017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166억원으로 56억원 증가했다. 지평주조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지평 생 쌀막걸리'의 인기 덕분에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평 생 쌀막걸리는 지난 2015년 알코올 도수를 6도에서 5도로 낮췄다. 이후 수도권 일부로 한정됐던 기존 유통망을 전국 주요 편의점 매장으로 확대하면서 판매가 대폭 늘었다.

국순당이 출시한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작년 5월 출시된 이후 올해까지 60만병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제품은 일반 유제품보다 유산균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으로 알코올 도수 역시 5도로 기존 막걸리보다 1도 낮게 출시됐다.

특히 국순당은 여성 주류 소비량이 늘어난 점과 젊은 여성들이 저도주 술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주 고객 층을 젊은 여성층으로 잡았다.

지난해 국순당 매출은 신제품 '1000억 유산균 막걸리'의 판매 호조 등에 힙입어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도 저도주 막걸리의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저도주 막걸리 제품 ‘알밤동동 막걸리’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 늘었다.

전통주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시장은 2010년 호황기를 누리다가 빠른 속도로 축소됐는데 각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저도수 제품이나 이색 막걸리 등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커피 막걸리’나 ‘바나나 막걸리’ 등 알코올 도수는 낮고 맛은 살린 제품들을 통해 저도주 막걸리 시장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문화 등 확산을 통해 소매점 와인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에 진열된 와인 제품들. <사진=GS25>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문화 등 확산을 통해 소매점 와인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에 진열된 와인 제품들. <사진=GS25>

독한 위스키 꺾이고 와인은 성장

알코올 도수 40도가 주류인 ‘위스키’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반면 홈술 문화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소용량 와인을 중심으로 와인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총 149만2천459상자다. 이는 10년 전인 2008년(284만상자)과 비교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출고금액도 많이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8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를 보면 전체 주류 출고금액 중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1%에서 2017년 0.1%로 하락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 음주문화가 회식자리에서 점차 가벼운 자리로 바뀌게 되면서 고전하기 시작했다”며 “소비도 위축돼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강한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소용량 와인은 매출이 늘었다. 롯데주류는 소용량 와인 매출이 2014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연평균 약 16%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상반기에만 약 13만2천병 이상이 팔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6%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집에서 편하게 마시려고 하거나 주량이 약한 소비자들은 소용량 와인을 즐겨 찾는다”며 “소용량 제품을 여럿 구매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작년 3분기까지 와인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8.7%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스파클링 와인의 매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동기간 스파클링 와인 매출은 전년대비 55.8%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기린이치방’ 소용량 제품.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기린이치방’ 소용량 제품. <사진=하이트진로>

소비 트렌드 변화에 소용량 주류 출시 잇따라

스파클링와인 버니니는 지난달 25일 소용량 ‘버니니 캔’을 선보이고 패키지 리뉴얼을 진행했다. 버니니 캔은 병으로만 출시되던 기존 ‘버니니 클래식’을 250㎖ 캔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맥주업계에서는 250㎖ 소용량 제품을 넘어 135㎖ 초소용량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135㎖ 초소용량 맥주 '기린이치방 미니캔'을 출시했다. 기린 미니캔기린 미니캔은 일본에서 1990년도 출시됐으나, 국내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 역시 작년에 250㎖의 소용량 ‘카스’ 캔맥주를 출시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소확행 트렌드 소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며 “소용량 제품의 장점은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가볍게 한 잔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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