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판촉행사 돌입…“영업익 증가엔 효과 없을 것”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백화점이 부진에 빠진 면세점 사업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판촉행사에 돌입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19일까지 ‘럭키100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인터넷면세점 구매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LG 트롬 스타일러, 여행상품권 50만원권, 애플 에어팟 등을 경품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무역센터점에서는 19일까지 1달러 이상 구매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1만원 선불카드를 붉은색 봉투에 담아주는 ‘홍바오’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선불카드는 하루에 고객 100명에게만 제공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오픈 100일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해 내외국인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면세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면세점 사업의 마케팅 비용으로 부진에 빠졌다는 잠정실적이 나온지 하루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987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3천567억원, 2천846억원으로 각각 9.4%, 5.9% 감소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면세점사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오픈 비용으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 영업이익을 11%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부분에서 평균 일매출은 11억원으로 평이한 수준이었다”면서도 “하지만 판관비에서 오픈 준비 비용 55억원과 초기 광고비 13억원이 추가로 집행되면서 영업적자가 시장 예상치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유정현·이나연 연구원도 “작년 4분기 코엑스 면세점을 오픈하고 이 부문에서 25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신세계면세점 오픈 초기 적자(150억원)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점 준비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반영됐다”면서 “면세점 입지가 강남인 점과 후발주자로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회복 전까지 면세점 관련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이번 할인행사도 영업손익 반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았을 때에 비하면 (면세점업체가 지급하는) 수수료나 할인율이 높다”며 “이로 인해 판촉비용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백화점의 이번 행사도 기존 행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인데 내국인의 면세점 매출 비중은 20% 수준으로 영업이익 증감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아직 오픈 초기라 면세점을 알리기 위해 판촉행사를 하는 것 같다”며 “영업이익 개선 보다는 인지도 증가 차원에서 하는 행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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