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중저가 폰에도 첨단기술을 넣는다”, “고가 스마트폰을 살 여력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에 초점을 맞춘다”, “의미있는 혁신기술을 전달하기 위해 중저가폰의 기능을 차별화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고동진 사장이 작년 9월 밝힌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이다.

고동진 사장의 말대로 삼성전자는 트리플·쿼드 카메라,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중저가 모델 ‘갤럭시A’ 시리즈를 작년 10월과 12월, 올해 1월 잇따라 출시했다.

이들 제품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에는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될 만한 ‘최신기술’들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처럼 실속은 없다.

‘갤럭시A7’의 경우 후면에 세 개의 카메라 렌즈를 탑재했지만 직전 버전까지 적용됐던 고속충전, USB C타입 단자가 사라졌다. 배터리 용량은 3천300mAh(밀리암페어)인데 비교적 충전이 느린 5핀 단자가 탑재됐다. 특히 지갑 없이 외출해도 걱정 없었던 삼성페이도 지원하지 않는다.

또 ‘갤럭시A9 프로’는 방수방진이 되지 않음에도 3.5mm 이어폰 단자가 없다. C타입 이어폰을 사용해야한다. 기본 구성품으로 C타입 이어폰을 제공하지만 기존 3.5mm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는 연결 어댑터도 없다. 고화질 영상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한 외장메모리 카드도 지원하지 않는다.

‘갤럭시S10’에 탑재될 예정인 인피니티 O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게 사실상 유일한 최신기술이다. 그럼에도 60만원이 육박하는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많이 아쉽다.

특히나 삼성전자는 옆나라 중국에서 2천799위안, 한화로 약 46만원에 갤럭시A9 프로를 판매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최신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이번 갤럭시A 시리즈의 실속은 ‘옥의 티’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