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95.7% 확보…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역행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사진)이 아노텐금산의 지분을 또다시 늘렸다.

아노텐금산은 조현식 총괄부회장 지분이 많고 내부거래 비율도 높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올라있지만 조 총괄부회장은 이 회사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아노텐금산은 조 총괄부회장의 보유지분이 기존 95.3%서 95.7%로 늘어났다고 30일 공시했다. 조 총괄부회장은 기존에 이 회사 주식 169만213주를 갖고 있었으나 지난 29일 16만5천주를 주당 1만원씩 16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앞선 25일 아노텐금산은 16만5천주 규모의 유장증자를 결정했으며 조 총괄부회장은 이 유증에 참여하면서 이번에 지분이 늘어났다.

아노텐금산은 충남 금산에 있는 폐타이어 가공업체다. 지난 2017년 매출 117억7천800만원에 영업손실 20억1천700만원, 당기순손실 25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매출 전부를 한국타이어를 통해 올렸다. 열분해시설 건축과 설비 공사, 용역비 명목이다. 수의계약으로 매출이 발생했으며 대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됐다.

아노텐금산은 지난해 3월과 지난 2017년 9월에도 한국타이어로부터 열분해설비 건축과 운영사업을 따내 각각 16억2천900만원과 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설립 초기인 2012년과 2013년, 2014년만해도 내부거래가 공장 부동산 임대차를 위해 현일코포레이션과 매년 3억~4억원을 거래한 게 전부였던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아노텐금산은 이 덕분에 실적을 크게 늘렸다. 2014년과 2015년, 2016년 각각 5억원과 8억원, 2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17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다.

조 총괄부회장은 아노텐금산 설립 초기부터 이 회사 지분을 갖고 있다. 2012년 말 97.13%에서 2013년 말 49.57%로 줄었지만 2014년 말 다시 86.22%를 보유,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 2016년 5월에는 지분 1.52%를 조승래 당시 아노텐금산 대표에게 매각했다가 7월에는 계열사인 아노텐더블유티이 등으로부터 1.4%를 다시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분을 늘리는 추세다.

조 총괄부회장의 아노텐금산 지분은 지난 2017년 말만 해도 72.1%였으나 조승래 전 대표가 보유하던 지분 3.5%를 지난해 9월 전량 인수했으며 10월 1일과 같은달 24일 아노텐더블유티이와 공문규씨로부터 각각 19%, 0.6%를 사들여 95.2%를 확보했다.

또 20여일 뒤인 지난해 11월 20일에는 공씨로부터 지분 0.1%를 더 매입해 지분을 95.3%로 늘렸다.

이 같은 지분 확대는 LG그룹과 GS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 태광그룹, 유진그룹, 영풍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공정위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도 배치된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입법예고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총수일가의 지분을 현행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에서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했다. 또 이런 기업이 지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 총괄부회장의 아노텐금산 지분 매입 이유는) 확인이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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