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구도 노렸던 세븐일레븐 ‘허탈’…올해 계약만료 편의점도 변수

미니스톱 마포센터 직영점. 29일 한국미니스톱은 미니스톱매각 중단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사진=미니스톱>
미니스톱 마포센터 직영점. 29일 한국미니스톱은 미니스톱매각 중단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사진=미니스톱>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미니스톱 매각이 백지화되면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미니스톱은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업무제휴를 검토해왔지만, 주식양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니스톱매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중단 발표에 앞서 진행된 미니스톱 매각 인수전에서는 롯데(세븐일레븐), 신세계(이마트24), 글렌우드PE가 참여해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롯데의 인수가 유력시됐다.

인수전이 롯데 쪽으로 기울자 편의점 업계는 9천5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한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2천500여 점포)을 인수해 각각 1만3천여개의 점포를 확보한 CU와 GS25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니스톱의 매각 철회로 CU와 GS25 중심의 양강 구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추가출점이 제한된 가운데 미니스톱이 매각을 철회하면서 세븐일레븐이 단기간에 점포를 대폭 늘릴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편의점의 계약기간이 대거 만료되면서 간판 교체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도 CU와 GS25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가 무산된데다가 편의점 계약만료로 인한 재계약 성사 여부 건까지 겹치면서 공성에서 수성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U 와 GS25 ‘Top 2’ 업체들에 비해 기타 업체들은 가맹점주에 대한 지원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5년 계약기간 종료 후 세븐일레븐이나 미니스톱 등 하위업체 점주들의 가맹본부 교체 수요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 40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편의점 순증 규모는 2014년 1천700여개로 4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3천600여개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의 경우 본사와 맺는 가맹계약 기간은 5년이다.

업계에서는 점포수가 급증한 2014년부터 5년이 지난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점포가 1천여 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종료와 함께 브랜드 간 ‘간판 교체’ 작업이 활발해질 예정이다.

29일 세븐일레븐은 GS25·CU에 이어 상생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마련한 기존 방침에서 ‘이익배분율 확대 타입’이 추가됐지만 CU와 GS25의 상생안에 적용된 ‘최저수익보장기간 확대’는 빠졌다.

이익배분율은 회사와 가맹점주가 수익을 나누는 비율이다. 이익배분율이 50%일 경우 가맹점주는 매출 총이익의 50%를 가져간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이번 상생안을 통해 가맹점 이익배분율이 각각 8.5%p, 5%p 높은 신규타입을 선보인다.

최저수익보장은 매달 점포 수익금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CU와 GS25는 이번 상생안을 통해 보장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CU와 GS25의 경우 신규출점규제에 따른 영향도 적다. 이들 업체는 이미 규모를 키운 상황인데다 신규출점제한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CU·GS25 등 업계 상위업체의 경우 신규출점 제한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점포당 매출액 상승 및 투자비용의 완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반면 업계 하위업체는 점포당 매출액 회복 효과 보다는 신규출점 제한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편의점 가맹본부별 점포 수는 CU 1만3천169개, GS25 1만3천107개, 세븐일레븐 9천555개, 이마트24 3천730개, 미니스톱 2천535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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