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카카오T 이탈 가속화…'T맵 택시' 가입기사 반년새 5배 증가
택시조합, 자체 택시호출 '티원택시' 플랫폼 준비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카카오가 카풀서비스로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으면서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택시’ 앱(어플리케이션)을 떠나고 있다.
28일 택시노동조합에 따르면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택시 사용을 꺼리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택시 조합에서 카카오 택시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무조건적인 지시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택시 기사들이 다른 기사들의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많은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 택시가 아닌 ‘T맵 택시’ 앱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본지 기자가 주말인 26일 오후 6시경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번화가에서 카카오 택시를 사용해 택시호출을 시도했지만 탈 수가 없었다. 반면 같은 장소에서 ‘T맵 택시’를 사용하니 바로 매칭에 성공했다.
택시호출 앱 사용자들도 택시를 호출했을 때 매칭이 잘 되지 않는 카카오 택시보다 연결이 빨리 되는 T맵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실제로 SK텔레콤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 달간 T맵 택시 사용자는 9만3천명에서 2개월 만에 12배 이상 증가한 121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T맵 택시 사용자가 급증한 이유는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으로 택시 기사들이 카카오 택시를 이탈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작년 6월 말 3만명이었던 T맵 택시 가입기사는 12월 1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T맵 택시는 작년 12월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최고 순위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4개단체는 공동으로 설립한 ‘티원모빌리티’를 통해 택시 호출 어플리케이션인 ‘티원 택시’를 내달 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티원 택시 어플리케이션은 기존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와 달리 사용자가 택시 호출시 목적지를 기입하지 않는다. 일부 택시 기사들이 단거리 승객에 대한 승차거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티원 택시 서비스가 시작되면 택시기사들의 카카오T 이탈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년 넘게 개인택시 일을 하고 있는 한 택시기사는 “현재 카카오택시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또 티원 택시가 출범하면 카카오택시를 통해 승객을 태우는 기사들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