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김주영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산골짜기 마을에 살고 있는 여덟 살의 시골 소년 준호는 아버지 박창호를 따라 장마당으로 길을 나서며 난생처음 집을 벗어나게 되고, 천태만상이 벌어지는 장터 풍경과 마주하며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 가는 세상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이후 소년은 선의에서 비롯된 어떤 행동으로 인해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길을 잃게 되면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린 소년에게 닥친 험난한 여정의 시발점이 되는 ‘호랑이’의 존재보다 더욱 위협적인 것은, 소년이 만나게 되는 주변의 어른들이다.

소년의 선의를 왜곡하고, 자신보다 약자인 소년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어른들의 면모는 어리고 순박한 소년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저자는 허울 좋은 말로 자신의 잇속을 차리는 데만 밝은, 속물적이고 위선적인 어른들의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와 병폐 들을 예리하게 풍자하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올바르게 살아가기를 권유하고 어른들에게는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들여다보게 만듦으로써 세대를 초월하여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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