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캔보다 내구성 취약·핀홀현상 가능성 등 내구성 논의

유업계가 출시한 카토캔 제품들. 남양유업의 ‘아이꼬야’, 푸르밀 ‘속풀어유’, 매일유업 ‘요미요미’(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유업계가 출시한 카토캔 제품들. 남양유업의 ‘아이꼬야’, 푸르밀 ‘속풀어유’, 매일유업 ‘요미요미’(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유(乳)업계가 위생 논란이 불거진 카토캔 점검에 나선다.

남양유업과 푸르밀 등 유업계는 카토캔이 위생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논의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근 이물질이 발견된 제품은 타 제품과 달리 윗면에 찌그러진 부분을 확인해 외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패키지에 이상이 생긴 상태에서 지난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상온에 보관된 제품으로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토캔 자체가 외부 충격 내구성이 부족해 배송 및 운송과정에서 파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용기를 사용한 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당사에서 보관 중인 제품까지 전량 폐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푸르밀 관계자는 “자연에서 분해되기 쉬운 카토캔에 주목하고 사용했으나 이물질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전에 문제를 막기 위해 패키지 교체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각 유통채널마다 카토캔 제품에 대한 점검을 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등은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토캔 위생 논란은 지난 14일 남양유업이 출시한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레트비트와 사과’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건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은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카토캔은 종이를 6~7겹 겹쳐서 만든 캔으로 제조 공정 상 알루미늄캔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어 친환경 패키지로 눈길을 끈 바 있다. 2018년에는 ‘환경보호는 필수’라는 뜻의 ‘필환경’이 유통업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유업계는 매일유업 ‘요미요미’, 푸르밀 ‘속풀어유’ 등 카토캔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카토캔은 기존 종이팩이나 캔 제품보다 빨대를 삽입하는 부분이 넓어 충격에 약한 단점이 있다. 빨대 삽입구는 스티커로 밀봉돼 강한 충격을 받으면 벌어지기 쉬우며 이를 통해 패키지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는 ‘핀홀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내용물이 공기에 닿아 제품이 변질될 가능성이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카토캔을 선보인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예상된 일이었다”며 “일부 업체는 카토캔으로 선보인 제품들을 다시 일반캔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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