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기업에 2억3천만 달러 대출

 
 

[현대경제신문 김경렬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의 중국 HNA그룹 자회사 투자를 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중국 현지 기업도 투자를 중단한 회사에 대해 추가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NAIFG에 대한 메리츠종금의 2억3천만달러 규모 ABL(보유자산담보부대출)의 미상환 가능성이 불거졌다.

2017년 12월 메리츠종금은 HNAIFEG의 광산기업 글렌코어 지분 51% 인수에 1억 달러 규모 ABL을 집행했다. 계약금액 총 5억 달러 중 25%를 메리츠종금이 부담한 것으로 지급보증은 모기업인 HNA그룹이 맡았다.

해당 ABL의 대출 만기일은 지난해 12월 24일로 메리츠종금은 만기 상환 대신 추가 투자를 진행, 대출 규모를 2억3천만달러로 늘렸다.

투자업계에선 메리츠종금의 이번 투자 건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HNA그룹 자회사 중 한 곳인 HNA Innovation 유한책임회사에서는 대출금 3억위안(한화 약 497억원)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 HNA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바 있다.

또 메리츠종금과 함께 HNAIFG의 글렌코어 지분 인수에 참여했던 중국 기업 Yunnan에너지투자회사는 지난해 12월 진행됐던 재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Yunnan에너지투자회사의 재투자 불참 이유로는 HNAIFG의 변제 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지급 담보를 해준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중국 현지 기업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상황에서 메리츠종금의 투자 규모 확대는 이해되지 않는 선택이란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선 중국 기업의 자산담보 가치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변동성 확대에 따라 하락, ABL 대출 실행 자체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 손실 발생 우려 관련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이번 투자건은 자체적인 증권북을 통한 것”이라며 “확약 수익과 보증 개런티 등을 따져봤을 때 괜찮은 딜이라 판단하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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