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던 한투 제재에 발목, NH·KB 급부상 전망

 
 

[현대경제신문 김경렬 기자] 증권업계 발행어음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시장 선두업체인 한국투자증권이 당국 제재에 가로막혀 업무 중단 및 제재 위기에 빠진 가운데,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은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나섰다. KB증권은 세 번째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 따르면 초대형 IB(투자은행) 시대 개막과 함께 증권업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른 발행어음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고됐다.

당초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만 인가 승인을 받으며 잠시나마 한투의 독무대였던 시장이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인가를 받으며 경쟁구도가 자리 잡긴 했으나 한투의 선두위치가 흔들리진 않았다.

그러나 한국증권이 지난 10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자금 불법 사용 혐의와 관련, 두 번째 제재 심의를 받으면서 발행어음 시장 판도 변화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증권은 발행어음 조달 자금 운용과 관련 자본시장법상 개인 신용공여 금지 규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증권이 SK실트론 주식매입을 위해 SPC(특수목적회사)에 발행어음 자금을 빌려줬는데, 해당 자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다.

15일과 24일 연달아 추가 제재 심의를 앞둔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국증권이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서 본보기성 강도 높은 제재를 받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한국증권에 대해 기관경고 및 임원 해임 경고,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 안건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발행어음 사업에도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후발 주자인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운용에 치중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경쟁사의 리스크가 NH의 운용 상황을 점검할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한국증권 발행어음 일부 영업 정지와 같은 제재가 있을 시 NH증권의 독무대가 형성, 규모면에서도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될 기회라는 관측도 있다.

NH증권은 지난해 5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후 6개월만에 1조 5천억원 이상 발행어음 자금을 조달, 연간 목표치를 상회했고 올해는 2조원 이상까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KB증권 역시 무난하게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KB는 지난해 12월 18일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증권 시절 불법 거래로 영업정지를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아 지난해 7월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비춰졌으나 최고경영진을 교체한 후라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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