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자동차 메이커와 정부의 거짓말이 늘고 있다. 그럴 듯하게 감싸고 포장하고 이는 각종 매체를 통해 또 재포장된다. 자동차 분야는 바로 소비자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후유증은 더욱 크다.

정부나 메이커 모두 각성해야 하지만 언론의 경우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심지어 정상적인 것이 부정으로 왜곡되기도 하고 매장시키는 경우를 더욱 조심해야 한다. 기본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관심사는 자동차 리콜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국내의 경우 소비자가 당할 수밖에 없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질적으로 하소연할 수 있는 시스템은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이슈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차의 싼타페 누수 문제와 아반떼의 엔진룸 누수 문제를 들 수 있다.

먼저 싼타페 문제를 살펴보면 트렁크로 물이 유입되면서 바닥매트 등이 젖는 등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메이커는 즉각 무상수리 라는 개념으로 접근했고 정부에서는 동조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소유자는 즉각 반발하고 집단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에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메이커는 무상수리라는 개념으로 적당히 실리콘으로 땜질해 구멍을 막는 수준에 그치고 모든 조치가 끝났다고 했다. 소비자는 외친다. 신차를 떡칠해 헌차로 만들고 이미 누수된 차는 어떻게 보상받느냐고.

미국 같은 선진국은 어떻게 조치할까. 당연히 무상수리보다 훨씬 강화된 리콜을 하고 개인적 보상 등 실질적인 징벌적 보상제가 진행된다. 우리의 경우 개인적 입장에서는 그 고가의 차량을 구입해 속칭 ‘떡칠’을 하여 헌차가 되었으니 감가가 작용되고, 이미 누수된 차는 말려도 잘못하면 곰팡이 등으로 남에게 넘길 때까지 실내 오염 등 갖가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당연히 이 문제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정비로 인한 시간 낭비 등 개인적인 손실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그래서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분이라도 징벌적 보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의 위원회는 의미가 없다.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움직이고 결론도 뻔한 결론을 내니 결국 정부도 메이커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총체적으로 문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 최근 발생한 아반떼 엔진룸 누수의 경우 앞유리 하단의 카울 부분으로 물이 직접 유입되어 엔진룸으로 쏱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메이커가 인정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리형 카울 구조가 그렇고 유사한 수입차 등 모두가 그렇다고 변명하고 심지어 연구소에서 실험까지 한 문제다.

메이커에서는 물이 엔진룸으로 유입되어도 방수 구조이어서 괜찮고 세차도 물로 하는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리콜이나 무상수리를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문제가 전혀 없다고도 했다.

과연 맞는 답일까? 언론은 혼동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예기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원래가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양방의 주장을 비교하기도 한다. 메이커의 설명이 정답에서 비슷하면 모르지만 해도 너무한 변명이다. 세상에 엔진으로 물이 유입되어도 괜찮다니.

최근의 자동차는 전기전자장치가 약 30%에 이르고 몇 년 이내에 약 40%까지 늘어나서 자동차를 가전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습기를 멀리하는 것이다. 반도체 등 각종 전기전자장치는 수분이 금기사항이다.

당연히 전체의 70% 이상이 모여있는 엔진룸 주변은 되도록 이면 물을 멀리해야한다. 고장의 지름길이요, 안전의 최악 요소가 되는 것이다. 운행 중 외부의 어떠한 천재지변에서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당연히 물이 엔진룸은 기본이고 차량 안으로 유입되어선 안된다. 하부에서도 물이 유입되지 않게 각종 커버가 씌어져 있어서 물 등 이물질이 유입이 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메이커의 변명을 들으면 침수차가 등장하지 말아야 하고 심지어 수륙양용차로 만들어도 된다는 논리다. 중고차 시장에서 침수차가 반도 안되는 값을 받고 절대로 운행하지 말아야 하는 논리가 바로 물에 젖는 차량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울을 통해 쏱아져 들어오는 물의 양도 몇 방울이 아니라 쏱아붙는 형국이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크다. 비슷하다는 수입차의 경우도 당연히 말이 안되고 해당 수입메이커는 난리가 났다고 할 수 있다. 애꿎게 왜 물고 들어가느냐다. 정비업소에서 하는 물세차도 특수물질을 넣고 뜨거워진 엔진에 분말 형태로 쏘면서 증발되는 구조다. 식은 엔진에 물을 부으면 바로 침수차가 되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렇게 언급하는 필자의 세부 전공은 자동차 전기전자제어이다.

언론도 이러한 사실을 확실히 인지한 후 보도해야 하고 특히 메이커는 변병하지 말고 모든 것을 인정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즉시 인정하고 빨리 조치하면 되는 것이다. 특히 정부 해당부서에서는 늦장부리지 말고 실시간적으로 실태조사를 해 소비자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언제까지 메이커 중심으로 움직일 것인지 묻고 싶다. 어느 쪽 편이 아니라 제대로 보고 인정하고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믿는다. 언제쯤 우리 시장이 제대로 된 선진형 시장으로 자리 잡고 중심을 잡을 것인지 걱정스럽다. 요원하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조금이라도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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