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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적자시장에서 살아가는 지혜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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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7  09: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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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경제를 과학적이라고 믿는 이들은 적다. 그러나 수학적 통계로 이해하고 이를 측량자료로 제시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 된지 오래다. 이를 부정할 다른 수단이 없기도 하다. 연말 무렵이 되어서야 지난해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안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답답하고 느리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소득은 4.1% 늘어났다고 한다. ‘2018년 가계 금융‧복지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소득이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면서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믿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통계란 워낙 위장막을 쓰고 있기 일쑤라는 이상한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모른다. 아무튼 사람들은 냉큼 납득하는 버릇이 아니다.

당연하다. 이른바 소득이 늘어났다는 통계에 대해 믿음을 주지 않아서 일게다. 주먹구구로 해도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훨씬 많아서다. 들어온 돈은 4.1%가 늘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간돈은 11.7%로 훨씬 많다. 그러니 우리국민은 한 해 동안 밑지고 산 셈이다.

주머니에 남아있는 돈은 고사하고 빈털터리로 한 해를 보냈다는 말이다. 세금을 비롯해서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은 가구소득증가율의 2배에 이르는 8.2%가 늘어났다. 사상처음으로 1천만원이 넘었다. 따라서 가처분소득이 위축되고 소비를 막는 요인이 된 것이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이미 더 어두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 지는 오래다.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내년 경기는 지속침체에서 헤맬 것이라는 진단을 무슨 주문처럼 내놓고 있다. 거기에 세계적인 상황까지 인용한 진단을 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정부가 버릇처럼 되뇌였던 전 정권에서의 경제 형편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여의치 못했다. 전망 역시 밝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예 어둡지만은 않았다는 견해가 앞선다. 경제만을 놓고 보면 여러 부문에서 헤쳐 나갈만했다는 것이다.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었다. 내수시장도 오늘과 달랐다. 무엇보다 생활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기업체의 가동률도 지금과는 달랐다. 투자도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움직임은 있어보였다.

아예 포기하거나 눈치만 보고 있는 지금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재벌에 대한 옥죄기와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경제정책 기조가 태동하면서 분위기는 썰렁하기 시작했다. 새정부의 첫번째 경제실책은 이 무렵부터 고개를 들었다는 것이다.

개혁기회를 실기했다는 견해다. 촛불 든 젊은 군중의 힘을 역이용해서 미적거리던 경제 진로를 과감하게 틀었어야 했다. 거의 성공한 적이 없는 재벌이나 대기업에 대한 손보기로 아까운 세월을 보낸 것이다. 게다가 경제를 주무르는 정권의 전문가들 머리에는 더불어 성장하고, 다함께 나누고, 포괄적 성장이라는 이상을 밀고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꽉 차있었다. 그들의 이상한 경제이념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으니까.

그런 사이에 우리경제는 서민생활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 물가가 급등하고, 소득은 줄어들고, 청소년 실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야심찬 정권의 세금퍼붓기식 대책도 효용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집권자의 지지도도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위 데드크로스를 찍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조사결과가 그것이다.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밑돌기 시작한 것이다. 연말에 짙은 암운을 드리운 것이다. 집권자뿐만 아니다. 나라전체에 드리운 암운이다.

다시 시작하라는 민중의 소리가 분명하다. 안에서 부터 소독약을 풀어 말끔하게 청소하고, 엉뚱한 생각일랑 거둬내라는 의미란다. 새그림을 서둘러 그려내야 한다는 말이다. 서민은 지금 적자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를 궁구하고 있다. 서툰 목수의 실험으로는 이미 정권의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권모술수에 의한 가짜가 아닌 진짜 혁명이 긴요한 때인지 모른다. 자유민주시장경제질서에 부합하는 새판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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