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만 못한 수익률, 아쉬운 세제혜택으로 관심도↓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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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올해로 일몰(日沒)될 예정이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시한이 3년 더 연장됐다. 생산적 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 증식을 꾸준히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ISA를 운용하는 금융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과 세제혜택으로 인해 고객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ISA 일몰 연장 소식에도 별다른 마케팅 없이 잠잠한 분위기다.

2019년 예산을 심사 중인 국회는 지난 8일 ISA 가입 시한을 3년(2021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ISA 가입대상도 직전 3개년 이내 소득이 있는 경력 단절 근로자까지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직전 연도 또는 당해 연도에 근로·사업소득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3년 전 직장을 그만둔 은퇴자나 육아휴직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득이 없는 휴직자도 ISA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은행과 증권사 등 ISA 운용 금융사들은 관련 약관과 규정 변경 작업에 착수했지만, 새 고객 맞기에는 더 이상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지 오래고, 세제혜택이 더욱 좋은 다른 투자 상품이 등장하면서 ISA가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는 상품이 됐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출시 3개월이 넘은 25개 금융사의 204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수익률은 평균 3.13%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초고위험’ 상품의 수익률이 평균 4.90%로 가장 높았고 ‘고위험’(3.63%), ‘초저위험’(3.25%), ‘저위험’(2.71%), ‘중위험’(2.11%) 등 순이었다.

업권별로는 증권사 평균 3.92%, 은행 평균 1.85%를 기록했다.

금투협은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ISA 투자 누적액은 5조원을 조금 넘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저축, 비과세 종합저축 등 다른 세제혜택 상품에 비하면 가입 규모가 작은 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16년 3월 등장한 ISA는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 100만명 돌파, 같은 해 11월 24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로 현재까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익률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017년 12월부터는 가입자보다 중도해지자가 더 많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률이 정기예금 수준만 못하고 가입대상자도 법 개정으로 확대될 예정이긴 하지만 여전히 범위가 좁다”며 “코스닥 벤처펀드 등 세제혜택이 있는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져 일몰 연장에도 고객의 관심이 모아지지 않고 있으며 금융사들도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었던 ISA 도입 초기만큼이나 상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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