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는 MMORPG가 최고죠” 얼마 전 국내 게임사 직원과 대화 중 나온 말이다.

실제로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상위권에는 대다수의 게임들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다.

국내 한 게임사는 올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출시했다. 결과는 매출순위 하위권을 맴돌며 쓴 잔을 마셨다. 그러던 중 12월, 유명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한 MMORPG를 출시해 매출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게임사 대표는 MMORPG가 약세인 북미와 유럽시장에서도 시장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왜 국내에선 다른 장르의 게임시장 크기는 키우지 못했을까.

단순히 국내에서 비인기 장르라고 해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게임사들이 출시한 비(非)MMORPG 게임은 재미가 없었다는 점이다. 과금 요소만 뚜렷하게 보였다.

슈퍼셀이 12일 출시한 ‘브롤스타즈’는 매출순위 40위권에서 시작해 일주일 동안 꾸준히 성적을 내며 19일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매출순위에 각각 8위와 3위에 올랐다.

브롤스타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비인기 장르인 AOS(대전형 전략) 장르를 기반으로한 캐주얼 슈팅게임이다. 그동안 국내 중소 게임사부터 대형 게임사까지 AOS장르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걸 생각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브롤스타즈는 AOS 장르지만 타이트한 전개로 한 게임당 짧으면 3분 길어도 6~7분 사이에 끝난다. 여기에 공격 방식이 조금씩 다른 캐릭터로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유저들이 컨트롤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슈퍼셀은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게임만을 만든다”라는 개발철학 아래 오랜 개발기간과 테스트를 가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브롤스타즈의 베타 테스트도 18개월이나 진행됐다.

이와 같은 회사 기조로 슈퍼셀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브롤스타즈를 포함해 단 5개의 게임만 출시했다. 국내 게임사들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모바일 MMORPG 개발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문제는 기술은 높은데 출시되는 MMORPG마다 비슷하다. 또 다른 장르의 게임들은 재미가 없다. 유저들은 어차피 무슨 게임을 해도 비슷하니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은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을 찾게 되는 것 뿐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선 MMORPG만 선호한다는 핑계로 국내 유저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면한다. 오히려 자사에서 개발한 비MMORPG 장르가 재미없음을 인정하고 이제는 많은 자금과 인력, 시간을 투자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다양성을 넓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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