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GA영향력에 선제적 대응
전속 설계사 이탈 방지 역할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져가는 GA 영향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속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형 GA인 ABA금융서비스 출범 안건을 통과시켰다. ABL생명은 ABA금융서비스 설계사 수를 5년 내 1천명으로 늘리고 2년에 걸쳐 1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생명도 자회사형 GA설립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밝힌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변경 예고에 따라 금융지주 자회사 GA설립 금지 규제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변경이 예고되면서 자회사형 GA설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도 최근 자회사형 GA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형 GA에 32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라이프에셋에 200억원, 한화금융에셋에 21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자회사형 GA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증자를 결정했다”며 “내년부터 GA 임차료 지원이 금지되기에 선제적인 자본 확충 측면도 고려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회사형 GA 규모도 커지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자회사형 GA인 메트라이프 금융서비스의 재적 인원은 지난 2016년 6월 67명에서 올해 6월말 542명으로 약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생명 자회사형 GA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도 올해 상반기 1천200여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 500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 키우기에 나선 것은 날로 커지는 GA 영향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속 설계사 이탈을 줄이기 위함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GA 소속 설계사는 22만3천명, 보험모집 실적은 38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시장 대비 각각 37.8%, 49.4%로 조직규모와 판매실적 모두 지속 증가 추세다. 지난 2015년 말에는 GA 소속 설계사 수(20만4천명)가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20만3천명)를 넘어섰으며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GA 급성장 배경은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타사 상품까지 취급할 수 있어 설계사와 고객의 선호가 높기 때문이다.

자회사형 GA도 다른 회사 상품을 자유롭게 취급 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업권 상품은 자사 상품 위주로 판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사 자회사형 GA의 경우 생보사 상품은 자사 상품 위주로 판매 할 수 있지만 손보사 상품은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다. 자회사형 GA로 자사 상품판매를 독려하면서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향후 GA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GA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형 GA를 설립 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는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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