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미국서도 경쟁체제 돌입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사진=한국로슈>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사진=한국로슈>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허쥬마의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바이오시밀러업계 관계자는 “내년 6월 허셉틴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며 “특허 만료 전에 판매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특허 만료와 동시에 출시돼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17일 말했다.

셀트리온은 앞선 1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으로부터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5월 판매허가를 신청한지 1년 반 만이다.

허셉틴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위암 치료제로 연간 7조8천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허쥬마는 미국에서 허셉틴의 특허가 끝나는 내년 6월 이후 출시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경쟁상대는 바이오콘·밀란(오기브리), 암젠·엘러간(칸진티), 화이자(트라지메라), 삼성바이오에피스(온트루잔트) 등이다.

이들 제약사 중에서 가장 선두로 나선 곳은 밀란·바이오콘이다.

두 회사는 또다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오기브리’를 개발해 이미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상태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퍼스트무버가 된 것이다. 퍼스트무버는 마케팅 측면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셀트리온도 그동안 꾸준히 강조한 부분이다.

암젠·엘러간, 화이자,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나머지 업체들은 현재 판매허가 심사를 받고 있지만 FDA로부터 자료 요완 요구 등을 받아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암젠·엘러간은 지난 6월 FDA로부터 CRL을 받은 상태”라며 “화이자는 지난 4월 자료보완 요구를 받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심사기간 연장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허쥬마와 칸진티, 온트루잔트, 트라지메라가 이미 허가를 받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중 가장 판매가 빠른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은 뒤 3개월 뒤 판매허가를 받았다.

유럽에서 최초로 허가받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올 3월부터 영국을 기점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또 허쥬마와 칸진티는 올해 5월부터 판매가 시작됐고 트라지메라는 3개월 뒤인 지난 8월에 시장에 나왔다.

유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은 온트루잔트와 허쥬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프랑스 최대 병원연합체 입찰기관(UniHA)가 발주한 입찰에서 1270만유로(160억여원)의 온트루잔트 납품 계약을 따냈고 셀트리온도 주요 병원연합체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허셉틴의 특허기간이 아직 남아 있고 심사 단계인 제품도 많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업계 관계자는 “특허만료 전에 판매허가를 받은 업체가 복수가 된 만큼 특정 한 업체가 선점 효과를 보기 어려워졌다”며 “허가를 받는 업체가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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