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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1년간의 ‘내란’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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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2  1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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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지난 한 해를 두고 어느 평론가는 ‘내란’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했다. 일 년 내내 안에서 지지고 볶다가 남은 것은 내상(內傷)만 남긴 허무하기 짝이 없는 해였다고 풀이했다. 함께했던 참석자들도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려 공감한다.

안팎으로 고단하기 이를 데 없었던 해였다는 부연설명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모든 것이 정권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결론이 처음부터 쏟아졌다. 경제문제와 정치가 뒤섞여 흡사 서툰 농사꾼이 꼬아놓은 새끼줄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로 일관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마무리 하려고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결론으로 자리가 막을 내렸다. 정권의 마무리를 미뤄 짐작하기조차 어둡다는 의미이다. 자리를 지키던 기자들은 하나같이 텅 빈 얼굴로 돌아섰다.

돌아보면 연말 분위기가 새해를 기대하는 어떤 조짐도 없다. 송구영신의 기대감이 여느 해와 달리 메마르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새해다짐은 거창했다. 4차 산업혁명 기반을 다지고 공공부분과 산업분야에서 일자리가 남아도는 경제를 일구겠다고 했다.

일하는 사람마다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집안마다 웃음꽃이 그득하도록 만들겠노라고 했다.

분야마다 켜켜이 쌓인 적폐를 닦아내면 그런 세상이 분명히 온다고 장담했다. 집권자의 지지도가 하늘을 찌를 정도라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러길 한해가 다가고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런 희망찼던(?) 한해를 일컬어 안으로 곪아터져 내상을 입고 있을 뿐이라는 평가는 너무 인색한 것이 아닌가. 의아하기조차 하다.

헤아려 보면 지난 한해 대두됐던 화두는 시종 정쟁의 표적이 되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민생과 직결됐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지금도 이 정권의 목에 걸린 계륵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시원하게 뱉어낼 수조차 없는 애물로 변해버린 격이다. 소득주도성장이 낳은 괴물이 돼버렸다. 거슬러 올라가면 집권세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로 인해 비롯된 원죄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이미 없다. 이를 책임지고 직장을 떠난 실무자도 있지만 이를 전가의 보도로 믿고 쓴 위정자는 의연할 따름이다. 세밑 시장이 어두운 이유는 이로 연유됨이 크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워낙 높았던 지난 연초 무렵에는 경제 전망에 불만을 토해낼 분위기가 아니었다. 바닥권을 기던 실업률, 특히 청년실업률에 대한 항간의 잡소리(?)도 통계의 부실정도가 회자될 뿐이었다.

곧 소득이 오르고 일자리가 생긴다는 정권의 주장이 불평불만을 덮고도 남았다. 그러던 민생의 입에서 투정어린 비난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다. 정부가 세금을 쏟아 부어 청년실업자 용돈을 대주고, 공무원 채용을 늘리면서 서민의 의심은 결국 불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공공부문 일자리가 의혹 속에 메워진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부터는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집권세력이 적폐라던 바로 쓰레기통에 다름 아닌 그들 스스로가 들어앉아 있어서다.

‘내상’의 실체를 감싸고 있는 표피는 북한, 정확하기는 김정은 띄우기라는 사상초유의 이변 그 자체다. 서울시청 앞, 아니 공영방송에서 조차 김정은은 이미 위대한 지도자로 운위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적도 끌어안는 ‘포용국가’가 됐다. 이 정부의 위대한 치적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당초에는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자고 시작한 외교에 이제는 핵이 빠진 자리에 김정은만 들어앉은 꼴이다. 연말이 되면서 그가 서울에 오면 온갖 시름이 해결될 것처럼 이 정권실세들은 들떠있는 것 같다. 서민의 삶은 이미 외면당한지 오래다.

내상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처방전에는 극약을 써야한다는 주문도 있다. 지금이라도 행보를 더듬어 원인 제거가 우선이라는 처방이다. 특히 경제가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데도 뿌려둔 씨앗에 미련을 둔 집권자의 처세가 심각하다는 진단이 눈길을 끈다. 그것이 연말에 낀 짙은 안개의 실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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