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비은행 부문 보강 메리트…특허청에 손해보험 상표권 출원
저조한 RBC비율에 인수 메리트 떨어져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손해보험 상표권을 등록하는 등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업계는 롯데손보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손보업계 평균보다 지급여력(RBC)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인수 메리트가 적다고 보고 있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하나손해보험’ 상표등록 출원서를 지난달 29일 제출했다. 하나손보 상표등록 출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손해보험 부문을 보강하기 위한 선제적 차원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6월 ‘우리손해보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는 내년 초 지주전환을 앞두고 계열사 확보에 대비해 둔 것이다.

BNK금융지주도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키기 위해 카드와 손보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수료 인하 등 카드 업황이 좋지 않아 손보 인수에 무게가 쏠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최근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 인수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상표선점을 위해 손해보험 상표권을 출원했을 뿐 롯데손보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BNK금융지주 관계자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차원으로 인수를 검토했을 뿐 인수전 참여 여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가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저조한 RBC비율이 주된 이유다.

롯데손보의 지난 6월말 기준 RBC비율은 155.6%다. 올 3분기 손보업계 평균 RBC비율 203.35% 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비율을 150%이상 유지하길 권고있다.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금융 당국의 시정 조치 대상이 된다.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위해 RBC비율의 중요성은 더욱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IFRS17 도입시 보험 부채가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요구자본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RBC비율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여러 금융지주들이 눈독을 들이며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오렌지라이프의 지난 6월 말 기준 RBC비율은 437.9%에 달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라이센스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손보 인수에 메리트를 느낄 수는 있다”며 “하지만 롯데손보가 갖고 있는 시장점유율(MS), 자본건정성 등의 측면에서는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금산분리 규제에 입각,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를 외부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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