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부거래비율 각각 67.5%, 36.4%…“중견기업 규율 없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양그룹의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9일 발간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등 사례분석–3호’에서 삼양그룹의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를 일감 몰아주기 수혜기업으로 꼽았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개의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이중 4개사가 상장사다. 이들 14개 계열사의 자산을 단순합산하면 약 4조9천억원이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있다. 김윤 회장은 특수관계인들과 함께 삼양홀딩스 지분 41.95%를 갖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와 삼양바이오팜, 삼양에피앤비, 삼양데이타시스템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삼양그룹 지주사다. 김 회장은 이 지분을 토대로 삼양그룹을 통솔하고 있다.

작년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91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중 330억원은 내부거래로 채웠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삼양홀딩스의 총매출 중 지배회사 관련 매출을 제외한 실적(487억원) 대비 내부거래비율이 67.85%라고 설명했다. 같은 방식으로 따진 2016년 내부거래비중은 92.91%다.

경제개혁연구소의 분석 결과 이 회사의 최근 6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36.55%다. 내부거래의 65% 정도가 삼양사에서 얻은 매출이다.

삼양홀딩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과 작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양홀딩스가 지난 2016년 삼양사에 무역사업부를 양도해 상품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거래 금액은 큰 변동이 없다.

삼양데이타시스템은 삼양홀딩스의 완전자회사로 시스템 통합(SI)과 모바일, 인사업무를 담당한다.

지난해 매출(469억원) 중 171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36.4%의 비율이다. 2016년에는 전체 매출(395억원)의 37.4%인 148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 회사 역시 삼양사로부터 거둔 실적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른바 재벌그룹으로 통칭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나 회사기회유용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고 제도적 규율도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으나 자산규모 5조원 미만 그룹에 대해서는 실태가 충분히 알려져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어 “중견그룹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등은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며 “그룹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는 중견그룹에도 일반화 돼있다는 게 통설이지만 제도적 규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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