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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누가 노를 저어야 하는가
권희용  |  nw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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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8  0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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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동네 골목시장 어귀 콩나물집 할머니는 아흔이 되던 지난 가을 초입에 돌아가셨다. 거의 반세기동안 등굽은 할머니가 운영하던 콩나물가게는 아직 문이 닫혀있다. 할머니의 부음이 알려지자 시장골목은 물론이거니와 인근동에 사는 사람들까지 사나흘을 장례식장에서 보냈다.

할머니의 자녀들, 2남 3녀 그리고 손자손녀들만 해도 족해 30여명은 넘을 만큼 대식솔이다. 맏상제를 비롯한 식솔들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충혈된 눈망울로 지냈다. 일찍이 홀몸이 돼 가게 하나에 매달려 슬하의 자녀들을 남부럽지 않게 길러낸 어머니이자 그리고 손자들은 할머니의 부재가 못내 서러웠을 터다.

할머니는 늘 명절이 가까워오면 사나흘 가량 밤잠을 아예 작파하고 콩나물시루를 평소보다 대 여섯배 많게 들여놓는다. 그리고는 때맞춰 물주기에 들어간다. 명절 때 동네 사람들에게 팔 양(量)을 대기 위해서다. 두부콩도 넉넉하게 쌓아놓았다가 이삼일 전부터 물에 담가둔다. 그리고 새벽이면 두부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할머니는 이때를 일컬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었다고 한다. 지금은 모 대학 경제학교수가 된 할머니의 장남이 회상하는 노모의 일상이다. 모친의 경제관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배곯지 않는 학문을 하게 되었노라고 덧붙인다.

우리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나돈 지는 현 정권출범과 맥을 같이한다. 그간 여러 가지 정책과 대책이 간단없이 등장했지만 어느것 하나 문제와 난관을 해결하고 극복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

결국 소득을 높여 경제성장을 하겠다던 실무진이 교체되는 산통을 겪기도 했다. 그랬으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두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밝혀지면서다. 사람만 잘려나간 격이 된 것이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크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기존의 경제정책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을 천명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은 이때 나온 것이다. 지금이 바로 노를 저을 만큼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대통령의 경제관인 셈이다. 그래서 국민은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 한다는 당부이기도 하다.

곱씹어 생각해도 대통령의 생각에는 뭐가 크게 다른 점이 있어 보인다. 국민은 우리 경제가 점점 먹구름에 휩싸여 진퇴를 몰라 허둥대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무엇하나 잘나가는 업종이 없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러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경제 분야의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다못해 집권여당의 경제통들도 우리경제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관변학자들도 그동안 정부를 두둔하던 자세를 서서히 걷어 들이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홀로 노를 젓기 위해 채비를 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국민은 의아해할 따름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탄 배에 누가 타고 있느냐다. 그리고 대통령을 도와 누가 노를 잡고 있느냐가 문제의 관건이다. 이 정권이 출범하면서 경제의 키는 시민단체, 민노총으로 넘어갔다는 말이 정설처럼 들린다. ‘대통령은 거기 그냥 있을 뿐’이라는 허무개그가 그래서 나돈다.

물론 그렇기야 하겠는가.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경제의 볼륨이 얼마인데 정부가 그들에게 휘둘리겠느냐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면서도 작금의 정부체통에 의아심을 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가. 이제껏 경험하고 유지해면서 발전한 한국경제가 얼통당토 않은 경제논리와 떼 법에 휘둘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노를 잡고 있는 이가 과연 누구인지 위정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어디로 노를 짓고 있는가 말이다. 지금, 시장은 대답에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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