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통해 확보한 2천300억원 투자해 브랜드 재정비…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해 M&A

 
 

[현대경제신문 박수민 기자] 1세대 로드숍 에이블씨엔씨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가운데 재기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가 지속적인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 힘쓰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에이블씨엔씨는 ‘3천300원 화장품’이라는 콘셉트의 브랜드 미샤를 선보이며 로드숍 시장을 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전성기를 누리던 2012년에는 매출 4천522억, 영업이익 536억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이후 내수 침체, 경쟁 심화, 외교적 이슈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3천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에이블씨엔씨 매출은 7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3분기 적자전환에 대해 “미샤의 새로운 SI를 적용한 5세대 신규 매장의 오픈(23개 점)과 기존 매장의 리모델링(8개 점) 비용,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 개발 비용 등 투자금액을 확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미샤’와 ‘어퓨’의 BI(브랜드 이미지) 교체, 미샤 플래그십 스토어 ‘갤러리M’ 오픈, 매장 리모델링 등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천3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리브랜딩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미샤 100여개, 어퓨 100여개 총 200여개의 신규 매장을 여는 등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M&A(인수·합병)를 단행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달 12일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 업체 ‘미팩토리’를 인수했다.

미팩토리는 2014년 설립된 화장품 회사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피르가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코팩 브랜드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이후 ‘어니시’, ‘바디홀릭’, ‘머지’ 등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이며 지난해 기준 매출 202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팩토리 지분 100%를 총액 324억원(현금 228억원, 에이블씨엔씨 주식 98만7천546주)에 매입했다. 이번 인수로 신규 브랜드 론칭 및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 개발을 통해 추가 고객 확보와 인지도 확산이 가능해졌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에이블씨엔씨의 대규모 투자를 두고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로드숍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에이블씨엔씨도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대규모 투자가 신의 한 수가 될 지, 악수가 될 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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