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책방/ 김종록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토 히로부미가 척살당한 다음 날, 러시아 신문 ‘노바야 지즈니’에 해당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

암살 사건에 참여한 한국인이 무려 스물여섯 명이며 이토 히로부미가 통과하는 철도선에 배치됐다는 기사에 전 세계가 경악한다.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 대한제국의 청년 스물여섯 명이 제국주주의 심장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중근은 심문 과정에서 특파독립대 26인의 총대장이 김두성이라고 밝힌다.

일제는 발칵 뒤집힌다. 도대체 제국의 거인을 쓰러트린 김두성은 누구이고, 스물여섯 명은 누구의 지령을 받아 비밀결사를 진행했는가. 일제가 철저히 묻어버린 그날의 숨겨진 진실, 이토 히로부미 암살 작전 ‘금척 프로젝트’의 진상이 드러난다.

선 굵은 서사에 역사와 철학의 깊은 사유와 직관이 담긴 독보적인 소설을 써온 김종록 작가는 이토 암살 한 달여 전에 발행된 1905년 9월 15일자 샌프란시스코 교민신문 ‘신한민보’를 3면에서 삽화 한 장을 보게 된다.

한국청년 김척이 게다짝을 신은 일본여자 욱일을 권총으로 쓰는 장면. 작가의 눈길을 끈 것은 권총 그림이었다. 총신 위에 눈금자가 새겨져 있었고, 손잡이에는 태극문양과 대한제국 이화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일제가 역사에서 묻어버린 이토 히로부미 척살 사건에 참여한 특파독립대 스물여섯 명과 그들의 수장 김두성의 비밀이 긴 침묵을 끝내고 세상에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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