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인 핀테크 기술력으로 신규 수익모델 창출·시장 선점 노려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핀테크(IT+금융) 시대에 맞춰 ‘디지털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은행들의 ‘특허’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금융업의 경우 제조업과는 다르게 무형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주된 비즈니스로 삼고 있어 그동안 특허 등 지식재산권 보호에 취약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IT,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금융업무 범위가 확대, 다양한 형태의 금융관련 서비스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특허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핀테크에 기반을 둔 금융 디지털화(化)를 가속화하고 신규 수익모델 창출 및 신규시장 선점을 위해 새로운 금융기법에 관한 특허 출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금융부문에 대한 특허는 금융상품에 대한 최초 개발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과 서비스 및 영업방법에 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특허법이 적용되는 ‘BM(Business Method, 영업방법) 특허’ 등이 활용된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 증권사 등의 신규 금융상품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은행은 상품 특성상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할만한 유용성과 독창성을 담기가 어려워 디지털화 역량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BM특허 획득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0년~2018년 10월 기간 중 은행이 취득한 누적 BM특허 등록 수는 542건으로, 동기간 증권사의 누적 등록 수 71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 ‘리브똑똑’에서 사용 중인 ‘메신저를 이용한 대화형 금융 플랫폼’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리브똑똑은 채팅과 음성인식을 이용해 고객이 인공지능(AI) 비서인 ‘똑똑이’와 대화하면서 계좌·카드 이용내역, 펀드 수익률 조회, 간편 송금 등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 영업점 방문이나 별도의 앱 실행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대출 연장도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이번 특허 취득을 바탕으로 메신저 기반의 금융 플랫폼 리브똑똑을 계열사 및 외부 업체에 제공해 다양한 정보와 혜택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개인간금융거래(P2P)업에 특화한 오픈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기반 기술인 ‘P2P자금관리API’의 특허를 취득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5월 출시한 P2P자금관리API는 고객 투자자금을 P2P기업 계좌를 경유하지 않고 농협은행 계정에 분리·보관하게 하는 서비스다.

핀테크 업체가 투자자 자금 안정성을 강화한 P2P 금융서비스를 더 쉽게 개발하게 하고자 만들어졌다.

오픈API는 특정 데이터를 누구든 가져다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하나은행은 ‘이미지 인식 기반 금융서비스’와 ‘AI 대화 기반 은행업무서비스’ 기술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일 개편돼 출시된 AI은행 서비스 ‘하이(HAI)뱅킹’과 관련된 특허 출원이다.

개편된 하이(HAI)뱅킹에는 고객 음성을 인식해 글로 전환하는 기술(STT), 외국 화폐를 촬영하면 원화 환전금액을 알려주고 공과금을 지로 촬영으로 납부하는 카메라 기술 등이 추가됐다.

또 고객 발언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3중 인공신경망 구조로 된 딥러닝 대화형 AI 엔진이 탑재돼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로 생체인증, 간편결제, 빅데이터 등 핀테크 기술과 관련된 특허 등록이 증가하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과 협업 또는 제휴 하거나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특허기술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화를 통한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은행들에게 특허 취득은 수익모델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당사 고객에게 한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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