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컨테이너선 발주 확대…선가 상승”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현대중공업>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내년에 전세계적으로 선박 건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황산화물 배출량을 규제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로 친환경 선박을 필요로 하는 해운사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반해 내년 수주량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도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주자증권 연구원은 6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을 포함한 국내 탑티어 조선소는 2년치 일감을 확보했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2020년 IMO 규제와 맞물려 선박 교체 수요와 신규 수요가 동시에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IMO는 지난달 말 영국에서 열린 제7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2020년 1월 1일부터 전세계 해역의 항행하는 선박들의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소시키는 새로운 규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를 장착하거나 황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유·LNG를 연료로 활용하는 선박을 운용해야 되는 셈이다.

양형모 연구원은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중국을 넘어 1위를 탈환했다”며 “발주 증가 시 최대 수혜주는 현대중공업과 같은 전세계 1위 업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 넘게 줄었고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배포한 리포트에서 “3분기 조선사들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실적 내용은 좋았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천757억원의 적자를 본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이지만 전년동기(669억원)에 비해서는 56.8% 줄어든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영업손익도 2천706억원의 적자로 전년동기(3천568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한 상태다.

최광식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조선3사의 분기 수주에 쌓는 공사손실충당금, 즉 역수주마진이 올 2분기 -6%에서 3분기 -2.3%로 줄었다”며 “후판 가격 인상에도 선가 상승으로 수주마진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중공업도 3분기 후판과 임금단체협상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1천420억원의 적자를 내겠다고 발표했는데 올해 손실요인을 다 털고 내년에 흑자전환하겠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 영업손실 1천273억원을 기록했다. 1천5억원의 적자를 본 올 2분기(의 부진이 이어진 것이자 전년동기(236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이다.

3분기 누적 영업손익도 2천756억원 적자로 전년동기(717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이다.

BNK그룹 동남권연구센터 1일 ‘조선산업 동향 및 향후 전망’ 연구보고서에서 “올해 1~8월 글로벌 조선 수주량은 1천781만4천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724만2천CGT를 수주하며 전년동기 대비 121.7%의 수주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선박가격 오름세도 뚜렷하다. 동남권연구센터 조사결과 신조선가격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4.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신조가격이 9.8% 상승했으며 벌크선과 유조선의 경우 각각 9.6%, 6.7% 올랐다.

동남권연구센터는 “내년에도 국내 조선업은 수주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교역량 호조세로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LNG선 등의 발주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내년 국내 조선소의 수주 상황이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해운조선업 2018년도 3분기 동향 및 2019년도 전망’에서 “내년 한국 신조선 수주는 소폭 감소하고 건조량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이어 “내년 한국 신조선 수주량은 약 5% 감소한 1천60만CGT, 수주액은 약 4% 증가한 264억달러(29조6천208억원)로 예상한다”며 “내년 수주는 LNG선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나 올해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탱커나 컨테이너선 등은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건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연간 발주 증가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해양플랜트 수주는 다소 확대되어 약 5조6천억원에서 6조7천억원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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