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인수후보 군침, ‘매각가’ 최대 관건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사진=연합>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면서 롯데카드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카드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부터 카드부문 시장점유율 개선을 노리는 금융지주까지 많은 인수 후보가 물망에 오른 가운데 롯데카드가 ‘롯데’ 타이틀을 뗀 본연의 기업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8개월 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집행유예로 석방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자마자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계열사 교통정리의 첫 단추로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 롯데그룹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 지분 전량(93.8%)를 처분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카드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법률자문으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방식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후보는 다양한 업권에서 거론된다.

먼저 대행사를 통해 체크카드를 발행 중이고 장기적으로 신용카드 사업 진출 계획을 세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인수자금 조달에 큰 부담이 없는 금융지주도 인수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회사로 카드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카드 부문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신규로 유입될 카드 고객에게 은행 예금상품을 끼워 파는 기회를 늘려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몸집을 키워야 하는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그러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과 고금리 카드대출 규제 등 정책으로 인해 카드업계 전반이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인수후보들과의 매각가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7% 급감하고 총자산이익률(ROA)이 2016년 상반기 1.31%에서 올해 상반기 0.13%로 2년 새 1.18%포인트 하락하는 등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롯데카드가 롯데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원만한 매각의 방해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 전체 결제액의 30%, 영업이익의 15%는 그룹 내 계열사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많은 인수 후보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일각에선 롯대카드 ‘헐값’ 난항을 피하기 위해 지주에 속하지 않은 호텔롯데가 인수할 수 있다는 설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 외부 매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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