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무능력 & KDB생명 무책임

김영 금융팀장.
김영 금융팀장.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리더십이 다시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산은이 2대주주를 맡고 있는 한국지엠(GM)에 대해선 무능력을 계열사인 KDB생명의 경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탓이다.

지난 22일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 당시 이 회장은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법인 분리 추진 계획을 사전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이날 이 회장은 산은 출신 한국지엠 사외이사들의 존재 유무 및 한국지엠과 사전 교감설에 대해 애매한 답변을 해 국감 위증 논란까지 불러왔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은 출신 한국지엠 사외이사 존재에 대해 묻자 “없다”고 최초 답했다가 이후 “있다”고 말했으며, 한국지엠이 법인분리 계획을 산은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

오히려 이 회장은 한국지엠을 배려하는 듯 한 답변을 늘어와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부적절하다는 비난을 샀다.

이동걸 회장은 부행장 출신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냈던 계열사 KDB생명에 대해서도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라고 말해 본인을 둘러싼 논란을 스스로 키웠다.

이 회장 발언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부실 원죄가 있는 산은이 국민혈세까지 투입해 KDB생명에 대한 증자를 진행해 놓고,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회사 매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 중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노무현 정부에선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이 회장은 2009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퇴직 후 한동안 금융현장에서 벗어나 교직에 몸담아 왔다.

현 정부 집권과 함께 중용 가능성이 부각됐고 업계 예상처럼 지난해 9월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산은 회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당시 업계에서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원칙론자로서 이 회장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이 회장은 스스로 만든 원칙을 수차례 무너트렸다.

회생 가능한 기업에 대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지원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정관리 등 과감한 결단도 내리겠다는 각오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한국지엠과 KDB생명 사례처럼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태도마저 보였다.

자연스레 이 회장 리더십에는 생채기가 났고 시장 신뢰까지 잃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 회장의 최근 실망스런 모습을 두고 산은 조직의 구조적 한계를 거론한다. 

“지극히 정치적이며 일어난 일에 대해 결코 책임지지 않아 온 과거 산은의 모습 그대로”라는 지적이다. 다만 이 또한 산은 회장으로서 이 회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정권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남은 임기 2년 동안 자리보전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부디 이 회장이 취임 당시 초심을 되찾아, 구조조정 원칙을 지키며 정치적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는 산은 수장으로 거듭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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