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인 역대 최고치 기록…4년 내 비중 6% 전망
이용 장벽 낮추고 편의성 높인 외국인 대상 특화 서비스 봇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신한IFC(국제금융센터)에서 외국인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신한IFC(국제금융센터)에서 외국인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신한은행>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시장이 금융권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14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총 인구의 2.9%를 차지했다.

조사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체류 3개월 미만 외국인과 무주택 체류 외국인 근로자까지 합하면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는 향후 4년 내 체류 외국인 수가 3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국내 시장 포화로 신규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사들은 그동안 도외시됐던 외국인들의 금융 서비스 이용 장벽을 낮추고 편의성을 높이며 외국인 금융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5일 주한 외국인 전용 장기렌터카 상품인 ‘이지 드라이브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였다.

외국인이 신차 구매 시 자동차금융을 이용하려면 심사 과정이 까다롭고 높은 보험료와 취득세 등 초기비용 부담이 커서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지 드라이브 프로그램은 외국인 고객의 차량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추고 보다 내국인과 같은 간편한 절차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용 기간이 만료되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차량을 반납하거나 구매할 수도 있다. 차량을 구매한 후 매각할 경우에는 현대캐피탈 ‘내차 팔기 서비스’를 통해 쉽고 안전하게 처분할 수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외국인의 금융 수요를 잡기 위해 다국어 홈페이지 재구축에 착수했다.

기업은행은 언어소통과 영업점 방문에 불편함을 겪는 외국인들이 늘자 지난 8월 다국어 홈페이지 재구축 사업을 담당할 소프트웨어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며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공언어를 확대해 편의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제휴를 통해 외국인 특화 콘텐츠를 개발해 홈페이지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다국어 홈페이지 내에 금융상품몰, 자주 묻는 질문(FAQ), 정보게시판 등을 신설하고 홈페이지를 외국인 대상 마케팅 및 업무상담 지원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진행 중인 외국인 근로자 금융서비스 전담 은행사 선정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12일 외국인 근로자 휴면보험금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해외송금 지급 업무 등을 수행할 전담 은행사 모집 공고를 냈다.

사업 대상금액은 116억 규모의 외국인 근로자 휴먼보험금 및 해외송금 수수료 일체다.

아울러 전담 은행에 선정되면 외국인근로자 입국 전부터 국내 취업, 본국 귀국까지 전 과정에 걸쳐진 금융 서비스와 외국인 특화상품 등을 외국인근로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16년에는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최다인 252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해외 금융서비스를 탑재한 ‘위비톡’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그동안 전담 은행사로 2년 간 외국인 근로자 금융 사업을 영위해왔다.

올해는 타 은행들도 우리은행과 비등한 간편 해외송금, 외국인 전용 모바일 앱 서비스 등을 구축하고 있어 약 56만명의 외국인 근로자 금융사업 전담 은행에 선정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0만’이라는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는 타깃 마케팅을 하기에 충분한 숫자”라며 “게다가 외국인 고객은 주거래 금융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고 고국에 돌아가서도 현지에서 계쏙 거래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금융사 별로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특화 상품 및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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