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그동안 주저하던 금리인상이 며칠 후면 단행될 예정이다. 참사라고 까지 일컫는 고용악화 그리고 좀처럼 멎을 줄 모르는 경기침체를 놓고 보면 금리인상은 어불성설이다.

금리를 그대로 붙들어 두면 외국투자가들이 빠져나갈게 명약관화하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면 외환유출을 막아낸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리인상이 당면과제로 꼽힌 지 오래되었다.

우리경제의 총체적 부진은 문재인정부출범과 맥을 같이한다. 파격적인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등 개혁을 표방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오직 진보성향의 강단학자들 그리고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몇몇 인사들만이 미래를 무지개 빛깔로 보고 있었다.

그들의 밝은 전망은 머잖아 깨지기 시작했다. 실업이 늘어나고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개혁이 개악으로 변질되는 데에는 채 몇 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경제정책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이르렀다.

결국 경제성장률도 손을 볼 지경에 와있다. 외국기관들이 권장하는 대로 한국은행도 따를 예정이다. 2.9%에서 2.8%로 낮출 예정이란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경제에 대한 미래를 어둡게 판단한다는 의미다. 외환의 이탈은 금리고저에 빠른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를 막기 위한 첫 번째는 금리정책이다. 금리는 소비자물가와 연동된다. 1.4%가 지난 상반기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다. 거기에 공공요금 인상억제 등 정부의 물가억제 등 관리요인을 제외하면 실질상승률은 1.9%에 달한다. 따라서 정상보다 낮은 금리를 정상화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문제는 그 후가 불안하다. 뿌리부터 흔들어 놓은 부동산대책은 서민가계에 심각한 부담내지 더 나아가 경제적 꿈을 앗아가는 암담함을 안겨줄 소지가 크다는 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서민가계는 낮은 금리가 주는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졌던 것이다.

금리가 인상되는 것과 동시에 서민경제는 엄청난 무게가 가중된다. 빚더미 속으로 회귀했다는 느낌말이다. 저녁이 있는 생활도, 사람이 먼저인 세상도 아닌 고단함이 한결 부각되는 생활이 전개될 것이라는 그림이 연상된다.

경제에 대한 우려의 소리는 이 정부 들어 도처에서 들렸다. 청와대경제팀은 이를 아예 무시했다. 그들의 정책은 감각적용어로 포장돼 국민의 정서에 녹아드는 효과를 거두기는 했다.

멀리가지 못했다. 통계의 오독 내지 왜곡도 있었다. 솔직히 인정하고 바로잡거나 책임을 지는 모습은 없었다. 그럴수록 우리경제는 어둡고 음습한 길로 접어들어 어언 연말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우리에게 불리한 판국만은 아니다. 양국의 전략적 판세를 읽어내고, 유리한 가닥을 찾아내 대처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양국에서 날아드는 파편을 불러들이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편향된 대북정책으로 인한 심대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 미심쩍은 당국의 대북행태가 초래한 위기조짐이 서민시장까지 파급될 상황이다.

이 정부가 그동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와 다르게 움직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한 것도 사실이다. 자유가 없는 시장경제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 체득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긴 적과의 내통이 서민 삶의 질적 향상과 하등 관계가 없다는 것도 잘 안다.

시장은 냉엄하다. 그 결과가 일찍 온 겨울처럼 차갑다. 빠르게 불을 지펴 더 냉골이 되지 않도록 서민경제를 살릴 대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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