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생산실적 없는 제품 정비해야”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임상시험 3상을 나중에 하는 조건으로 판매허가를 받은 의약품 23개 중 절반 가까이는 생산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임상 3상 조건부 허가 신청 및 통계 현황’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의약품 23건 중 21건이 허가를 받았다. 허가 통과율이 91.3%다.

임상 3상 조건부 허가는 암, 희귀질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나 치료법이 없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신속한 치료기회를 제공하고자 만든 제도다.

이 제도에 해당되면 임상 2상만 마쳐도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임상 3상은 제품 판매 후에 시행·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임상 3상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의약품 23개 중 약 47.8%에 해당하는 11개가 현재 생산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한미약품이 올리타정 200mg와 400mg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사실상 절반이 넘는 13개의 의약품이 생산되지 않은 것이다.

판매 허가를 받은 이후 단 한번도 생산을 하지 않은 제품은 코텔릭정과 트랜스라나과립, 로스미르 등 5개다.

올해 기준으로 생산이 전혀 되지 않는 제품은 리아백스주, 입랜스캡슐, 자이카디아캡슐 등 4개다.

생산이 전혀 없었고 품목을 자진 취소한 제품은 자이델릭정 100mg, 150mg 등이다. 한미약품도 올리타정 200mg과 400mg도의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했다.

또 조건부 허가 제도가 국산신약 개발을 돕기 위해 만든 제도임에도 국산신약이 적다는 지적이다. 23개 품목 중 국산 신약은 단 3개뿐이었다.

장 의원은 “환자 치료 때문에 허가를 빨리 내줬는데도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조건부 허가제의 의미는 퇴색된다”며 “식약처는 생산이 없는 제품은 과감히 정비해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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