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통신 기술과 결합해 점점 지능화·다양화…지난해부터 피해액 급증

융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지연이체서비스' 개념도.<자료=금융감독원>
융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지연이체서비스' 개념도.<자료=금융감독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전화를 이용해 상대방을 속이거나 금융 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빼내는 금융사기 ‘보이스피싱’이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캠페인 진행, 관련법률 지정 등 다양한 근절 노력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존 범죄에 수법을 진화해가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지속적으로 벌이는 보이스피싱 집단으로부터 내 계좌는 물론 배우자, 부모님, 자녀의 계좌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5월, 국세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발생한 이래 정부의 자동화기기 인출지연, 대포통장 근절대책 등 피해예방을 위한 각종 제도 도입으로 감소하던 보이스피싱 피해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2014년 2천549억원에서 2016년 1천924억원으로 규모가 줄었다가 지난해 2천431억원으로 다시 급증했으며 올해는 8월 2천6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피해규모를 크게 넘어섰다.

피해자 수역시 지난 2014년 3만7천명에서 2016년 2만7천명, 지난해 3만1천명, 올해 8월 3만명을 기록하며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루 평균 116명이 10억원 가량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보이스피싱 사례가 알려졌음에도 법망을 피해 인터넷이나 첨단 통신 기술과 결합하는 등 점차 지능화 되고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각별한 주의환기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선 ‘지연이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지연이체서비스는 이체 시 수취인 계좌에 일정시간(최소 3시간) 겅과 후 입금되도록 하는 서비스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체신청 후 최종 이체처리시간 30분 전까지 취소가 가능하다.

보이스피싱에 속아서 실행한 이체를 일정시간 내 취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보이스피싱 뿐만 아니라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이체 지연시간은 최소 3시간 이상 일정 시간 단위로 선택 가능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본인이 별도의 건별한도(최대 100만원)을 설정하면 즉시이체도 가능하다.

일명 ‘안심통장’이라 불리는 ‘입금계좌 지정 서비스’도 보이스피싱 예방법 중 하나다.

입급계좌 지정 서비스는 본인이 미리 지정한 계쫘로는 자유롭게 송금이 가능하지만 지정하지 않은 계좌로는 소액 송금만 가능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 정보유출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액을 줄일 수 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은 ‘단말기지정서비스’를 설정하는 것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단말기지정서비스는 본인이 미리 지정한 PC, 스마트폰 등에서만 이체 등 주요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로 지정하지 않은 PC 등에서는 조회만 가능하며 이체 등 거래를 위해서는 추가 인증을 거쳐야 한다. PC는 스파트기기를 포함해 최대 4대까지 지정할 수 있다.

추적이 힘든 해외IP를 통한 보이스피싱을 차단할 수 있는 ‘해외IP차단서비스’도 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사용 IP대역이 아닌 경우 이체거래를 할 수 없도록 차단한다. 해외IP차단서비스는 정보유출 또는 해킹 등으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해외에서 시도하는 금전인출을 방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은 개인정보가 노출된 금융소비자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PC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 포털 ‘파인’에 개인정보 노출사실을 등록할 경우 신규계좌 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 노출자 명의의 거래시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명의도용이 의심될 경우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합심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피해예방 교육과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보이스피싱을 모르는 국민이 많다”며 “국민들도 경각심을 갖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설정을 통해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