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정비이월률 90%…아시아나, 인턴이 정비

인천 중구 아시아나항공 정비고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B777항공기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중구 아시아나항공 정비고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B777항공기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정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

객실 결함을 나중에 정비하는 정비이월률이 50%를 넘는 항공사가 세곳이나 됐고 아시아나항공은 인턴직원이나 초급자에도 정비를 맡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이나 부품 자체가 부족해 정비를 외국회사에 맡기는 경우도 많았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객실결함 정비이월 현황’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객실결함 1천477건 중 1천336건의 정비를 이월했다.

이월률 90.5%다. 국내 항공사 중 이월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에어부산이 객실결함 685건 중 533건(77.8%)을 이월했고 이스타항공은 1천389건 중 1천23건(73.7%)을 미뤘다.

에어서울은 111건 중 53건(47.7%)의 정비를 이월했고 아시아나항공은 6천519건 중 2천889건(44.3%)을 미뤘다. 티웨이항공은 3천486건 중 1천82건(31%)을 이월했다.

항공사별 객실 정비인력은 대한항공 323명, 아시아나항공 109명, 제주항공 37명, 티웨이항공 13명, 에어부산 7명, 이스타항공 5명이다.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자체인력 없이 각각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위탁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인턴직원이나 저경력자에게 정비업무 10건 중 1건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경욱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아시아나항공 특별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점검기간에 530건 중 51건(9.6%)을 확인정비사가 점검해야 할 부분까지 인턴과 저경력자가 정비하고, 확인정비사는 서명만 했다.

저경력자는 인턴 2년을 마치고, 약 3년 동안 정비경력을 쌓으며 확인정비사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인 인력을 말한다. 확인정비사는 통상 5년 이상 정비경력자 중 사내 규정에 따라 자격을 취득한 정비사다.

다른 항공사의 경우 확인정비사가 점검하고 인턴 정비사는 보조 역할만 맡는다.

예비부품 구매 예산도 부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년간 항공기 한 대당 부품 구매예산이 대한항공보다 24%(대당 연평균 약 9억원)가량 적었다. 해외 취항지에 파견한 주재정비사도 최근 5년간(2014~2018년) 36개 공항, 47명에서 25개 공항, 33명으로 30%나 축소시켰다.

정비기술이나 부품이 부족해 외국회사에 정비를 맡기는 비율도 높은 실정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항공정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들이 항공기 정비를 위해 외국기업에 외주로 지출한 비용은 1조1천733억원이다. 총 정비비인 2조2천793억원의 51%에 달한다.

항공정비(MRO)의 핵심인 엔진·부품분야의 경우 1조405억원으로, 전체 외주비용의 87%를 차지했다. 이어 기체정비 965억원, 운항정비 362억원 등이다.

업체별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전체 정비비(6천828억원) 가운데 77%인 5천257억원을 해외업체에 외주비용으로 지급했다.

대한항공은 총 1조1846억원의 정비비 중 33%인 3천968억원억을, 저비용 항공사(LCC) 6곳은 전체(4119억원)의 61%인 2천508억원을 각각 외국업체에 지불했다.

민경욱 의원은 “정비는 승객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항공사는 적정 정비시간과 인력을 확보하고, 정비사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년간 국내 9개 항공사에서 모두 840건의 항공안전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302건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나항공 218건, 제주항공 82건 , 이스타항공 72건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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