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해양플랜트..연기설 일축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사진=대우조선해양>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Chevron)의 2조원대 해양플랜트 발주 연기설을 일축했다.

대우조선은 이 해양플랜트 입찰에 참가해 현재 싱가포르 조선사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셰브론의 로즈뱅크(Rosebank)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입찰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발주처로부터 (발주 연기) 통보를 받은 것도 없다”고 1일 말했다.

셰브론은 영국의 셰틀랜드 제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129㎞ 떨어진 로즈뱅크 지역 해상에서 기름과 가스를 추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로즈뱅크 지역은 지난 2004년 발견됐으며 3억배럴 이상의 원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셰브론은 이 시추작업에 투입할 FPSO를 발주했으며 지난 7월 대우조선과 싱가포르의 셈코프 마린(Sembcorp Marine)이 최종 후보로 선정돼 경쟁 중이다.

입찰 금액은 최소 16억달러(1조7천756억원)에서 20억달러(2조2천186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에게 로즈뱅크 FPSO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현재까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7월까지 일감이 있지만 신규수주를 못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약 2천명의 인력을 둔 해양부문에서 유휴인력이 생길 수 있다.

올해 해양플랜트 발주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 FPSO를 건조할 조선사는 지난달 말에서 늦어도 이번달 초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대우조선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18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셈코프 마린은 저렴한 인건비에도 FPSO 턴키 EPC 경험은 없기 때문에 기술과 경험 측면에서 대우조선이 앞선다”고 평가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6일 “대우조선의 로즈뱅크 FPSO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신들을 중심으로 셰브론이 이 프로젝트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셰브론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캐나다의 선코 에너지(Suncor Energy)와 시카 포인트 에너지(Siccar Point Energy)가 각각 40%와 20%를 갖고 있다.

협상대상은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인 에퀴노르(Equinor)로 알려졌다. 에퀴노르는 당초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지분 30%를 보유했었지만 지난 2013년 호주 OMV에 모두 매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로즈뱅크 FPSO의 발주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또 셈코프 마린은 지난해 에퀴노르가 발주한 요한 캐스트버그(Johan Castberg) 프로젝트에서 대우조선을 누르고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대우조선은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도 전혀 없고 예상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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