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보완요구에 판매허가 지연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미국 제약시장의 높은 문턱에 국내 제약사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27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면역결핍치료제(IVIG-SN)의 미국 판매허가 신청(Biologics License Application·BLA)이 지연되고 있다며 GC녹십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GC녹십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과 24만원에서 24만원과 22만원으로 낮췄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에 사용되는 혈액제제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GC녹십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11월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에 IVIG-SN의 판매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11월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CRL)을 받고 서류를 다듬어 올해 3월 다시 허가를 신청했지만 최근 또다시 CRL 통보를 받았다.

CRL은 FDA가 의약품 판매허가를 신청한 업체에 임상 데이터나 제조 공정과 관련해 수정·보완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이다.

다만 IVIG-SN의 치료 효과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없었다고 GC녹십자는 강조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상무)은 “의약품 판매승인 과정에서 보완자료를 반복해 제출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특히 혈액제제는 특수한 분야이기 때문에 허가당국과 제조사간의 시각차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선 올해 4월과 5월에는 셀트리온과 대웅제약도 FDA로부터 보완 요구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FDA로부터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허가 신청에 대한 CRL을 지난 4월 초 수령했다. 트룩시마는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이며 허쥬마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과 7월에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허가를 신청했지만 FDA는 완제 공정에서 바이알(약병)의 고무마개 접지 문제, 이로 인한 오염 가능성, 관리운용절차 준수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지난 5월과 6월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허가자료를 보완해 다시 제출했고 FDA는 지난 17일 셀트리온의 제조공정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셀트리온은 올해 안으로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중순 FDA로부터 나보타 허가서류를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이다.

이후 대웅제약은 지난 8월 초 보완자료를 제출하고 심사재개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심사가 재개되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상 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나보타 시판허가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FDA의 보완 요청은 빈번한 일이고 판매허가 리스크가 확대되는 이슈는 아니다”라며 “혈액제제라는 특성상 보다 까다로운 허가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허가심사 재개 일정은 10월 초 드러나겠지만 2차 보완자료 제출은 1차 때와는 달리 빠른 시일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FDA로부터 CRL을 수령한 대웅제약과 셀트리온의 경우 보완서류 제출 3개월 내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대웅제약 사례를 보면 CRL 통지 이후 90일 이내에 보완자료를 재제출해야 한다”며 “빠르면 내년 2분기 미국 허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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