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1위 신한카드 위상 흔들…삼성·KB·현대카드 턱밑 추격

2018년 1월~3월 카드사별 신용카드 이용실적.<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2018년 1월~3월 카드사별 신용카드 이용실적.<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들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장기간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와 2·3위 간 시장점유율(MS)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삼성카드가 18년간 유지해온 코스트코 가맹점 독점계약을 현대카드가 꿰차고, 롯데카드 매각이 이슈로 떠오르는 등 업계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카드업계 MS 1위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개인·법인 신용카드 이용 실적(신판 일시불·할부, 현금서비스, 카드론)은 34조663억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154조9천368억5천800만원 중 21.9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한카드 뒤로는 삼성카드가 30조1천27억6천400만원(19.42%)로 바짝 쫓았으며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24조2천35억3천300만원(15.62%), 23조9천486억5천500만원(15.45%)로 3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펼쳤다.

이어 롯데카드는 16조8천42억7천300만원으로 10.84%의 비중을 차지하며 업계 중위권을 유지했으며 우리카드(12조9천885억6천600만원·8.38%), 하나카드(12조8천227억5천800만원·8.27%)는 막상막하의 신용카드 이용금액으로 꼴찌다툼을 벌였다.

지난 2007년 신한카드가 LG카드 인수 이후 규모의 법인 영업력, 탄탄한 지주사 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MS로 업계를 장악했던 것과 달리 치열한 순위 전쟁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여기에 각종 업계 이슈도 더해지면서 앞으로 더욱 거센 지각변동을 짐작케 하고 있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전문업체 코스트코를 운영하는 코스트코코리아는 내년 5월부터 향후 10년을 담당할 제휴 카드사로 현대카드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 사용을 고수하며 삼성카드가 국내 코스트코 카드 결제계약을 지난 18년간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제휴사 변경으로 내년 5월 24일부터 코스트코 매장과 온라인몰은 현대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해지며, 카드수수료 역시 전액 현대카드가 벌어들이게 된다.

회원수가 100만명에 이르는 코스트코의 지난해 매출(회계연도 기준)은 3조8천40억원이다. 이중 카드 결제액은 2조5천8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카드수수료를 1%로 단순 계산 시 약 258억원의 수익이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옮겨 가는 셈이다. 삼성카드의 대규모 고객 이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카드 매각 이슈도 업계 최대 관심사다. 롯데지주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 지분 전량(93.8%)를 처분해야 한다.

롯데카드를 두고 지주회사 외의 계열사로 매각될 지 제3자에게 넘겨질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금융그룹들도 잠재 인수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그룹을 지주로 두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등이 롯데카드와 합쳐지게 될 경우 2-3단계 순위 상승이 가능해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많은 고객수를 가진 카드사가 업계의 선두에 섰지만 1인당 평균 보유카드 3.5매로 포화상태에 들어선 현재로선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며 “신용카드 이용실적에 체크카드 이용실적까지 합산할 경우 카드사간 MS 격차는 더욱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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