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계절풍처럼 또 부동사파동이 몰아치고 있다. 한반도 남녘에는 거의 주기적이다 싶게 부동산 병이 창궐한다. 말이 부동산이지 근자에는 집값이 치솟는 현상을 통칭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대도시의 아파트값이 들썩이는 것을 두고 말한다. 최근의 경우는 서울, 그것도 강남일대의 아파트시세가 날이 새면 치솟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병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난치병으로 분류된다. 정권마다 이 병에 시달려보지 않은 적이 없다. 하긴 스스로 불러들여 짐짓 민심을 희롱하고 표를 긁어드린 정권도 없지 않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얘기다.

그 후 역대정권은 부동산파동을 어마어마한 괴물 대하듯 어려워했다. 괴물의 동태를 주시하고 심상치 않다싶으면 대책을 준비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이 괴물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근자에 이 괴물이 발작하는 까닭을 보면 그 속성이 보인다. 도대체 괴물이 성장(폭등)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도 특이하다.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가 점점 바닥으로 치닫는데 집값이 치솟을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비정상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거기에 비례한 가치의 자연적 상승이 이른바 제값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경제의 선순환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선순환이 무언가에 장애를 받았을 때 비정상적인 웃자람현상이 나타난다. 외부의 조건변화에 따른 반작용인 셈이다.

우리나라 집값은 부동산자체만의 작용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교육제도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관이 경질될 때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교육제도가 출렁인다. 학생을 둔 엄마들의 마음이 더불어 출렁인다. 학군이, 특수학교가 간판을 달리한다는 소문과 함께 집값이 춤을 춘다.

도무지 이 정부출범과 함께 드러낸 정치적 지향성과 펴낸 정책적 영향력에 따라 부동산이 오를 게재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도 오르는 것이다. 그것도 평당 1억 원대라는 전대미문의 시세다. 서울의, 강남부자들만의 비정상적인 나라라는 진단을 믿을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펴온 또는 예상되는 향후 국정운영이 어느 것 하나 믿음직한 것이 있는가에 다수의 국민은 의심한다. 그런데도 아파트값이 치솟는다고 온 나라가 아우성이다. 서민은 더불어 치솟는 생활물가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부자들이 가진 돈이 너무 많아 배 아파하는 서민이 못살 지경이라는 경제적 소신을 가진 사람들이 잡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득주도성장를 주창한 이들이 그들이다. 그런데도 아파트값 치솟는 걱정은 하면서도 서민들 생활물가 오르는 것에는 눈길한번 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국의 진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추석 때면 해마다 그랬다는 거다. 정답이긴 하지만 이번만은 틀렸다. 이미 4, 5개월 전부터 생활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정권의 당면한 문제는 서민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심각하다는 국내경제 진단이 전문가 혹은 외국기관의 전망도 나온 지 오래다. 올 추석시장전망도 어둡다. 시장상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골목시장 상인들은 추석대목을 한해 장사로 여긴다. 그런데 심상찮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목을 매는 정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따로 놀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그렇다는 말이다.

통일이 전제되지 않는 남북교류에는 국민정서가 차갑다. 퍼주기 식 교류에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우선 핵부터 정리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후에 철도를 깔고, 공단을 재개하고, 사람도 오고가는 게 수서라는 말이다. 그러면 아파트값도 안정되고, 시장에 온기도 돌 것이다. 정부가 집중할 문제가 그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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